룰라 승리에 브라질 증시 17% 폭락…1998년 이후 최대 낙폭

기사등록 2026/10/27 03:59:03

코로나 이후 첫 서킷브레이커

투자자들, 보우소나루 승리에 베팅

[상파울루=AP/뉴시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대선 결선투표 승리로 통산 4선에 성공한 뒤 브라질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거리에서 열린 승리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 연설하고 있다. 2026.10.26.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결선 투표에서 승리해 4선에 성공하면서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 가치가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경쟁 후보인 플라비오 보우소나루의 승리에 베팅해온 가운데 예상과 다른 선거 결과에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 매체 쿼츠에 따르면 브라질 대표 주가지수인 보베스파 지수는 이날 장중 17% 넘게 하락했다. 이는 1998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미국 달러 대비 10% 이상 떨어졌으며, 장 초반에는 하락 폭이 최대 11%에 달했다. 로이터 통신은 헤알화의 이번 급락이 역사상 최악의 하루 낙폭 중 하나라고 전했다.

증권거래소 운영사 B3는 보베스파 지수가 10% 하락하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해 30분간 거래를 중단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브라질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결선 투표에서 51.8%를 득표해 보우소나루 후보(48.2%)를 누르고 승리했다.

투자자들은 이달 초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자 그의 승리에 베팅해왔다. 보베스파 지수는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1차 투표 이전보다 약 7% 상승한 상태였다.

개별 종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파울루 증시에서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 주가는 10% 넘게 떨어졌고, 투자 플랫폼 XP 주가는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뉴욕 증시에서는 브라질 핀테크 기업 누 홀딩스 주가가 21%, 중남미 전자상거래 기업 메르카도리브레 주가가 10% 하락했다.

브라질 국채 시장에서도 매도세가 나타났다. 2030년 만기 미국 달러 표시 국채 수익률은 이날 7.032%까지 상승해 금요일의 6.796%를 웃돌았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CNBC에 따르면 브라질 재무부는 27일과 29일로 예정됐던 물가연동채권과 고정금리 국채 발행을 취소했다. 다만 27일 예정된 단기국채 발행은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룰라 대통령의 당선 이후 새 정부의 재정 정책과 경제팀 구성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NG의 글로벌 시장 총괄인 크리스 터너는 "오늘 모두가 매우 놀랐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집권이 브라질 자산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강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사안으로 차기 재무장관 인선을 꼽았다. 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분석가 알베르토 라모스와 판텔레이몬 셈카는 재무부를 누가 이끌지가 투자자들의 핵심 관심사라고 분석했다.

룰라 행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약 1.3%에 해당하는 재정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어떤 경제 정책을 추진할지 주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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