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이란전·80세 트럼프…액시오스 CEO "충격 하나가 다른 위기 부른다"

기사등록 2026/10/26 14:33:58 최종수정 2026/10/26 15:56:24

사이버 혼란·AI 거품·스스로 성능 높이는 AI·전쟁 확대·대통령 고령화 꼽아

“개별 위험 불발돼도 한꺼번에 쌓이면 통제 밖 위기 가능성 커져”

[서울=뉴시스] 일본 이와이코스모증권의 온라인 거래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고객 5개 계좌에서 의도하지 않은 주식 거래가 체결됐다. (사진출처=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정부 웹사이트 마비 같은 사이버 혼란과 AI 투자 거품 붕괴, 이란전 확대가 맞물려 세계가 연쇄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스스로 성능을 높이는 AI와 80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건강·판단력 저하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짐 밴더헤이는 25일(현지시간) ‘커지는 위험의 새로운 징후’라는 분석에서 기업 CEO와 정부 내부 인사, 주요 투자자들과의 대화를 토대로 이같이 진단했다.

밴더헤이는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단일 위기와 달리 앞으로는 한 충격이 다른 충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부터 2028년 사이 사회 전체를 흔드는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첫 번째 위험은 사이버 혼란이다. 그는 AI를 활용해 발견한 웹 프로그래밍 언어 PHP의 보안 취약점 때문에 세계 여러 정부 사이트가 마비됐고, 미 국가안보국(NSA)이 관련 기관에 즉시 보안패치를 적용하라고 경고한 사례를 들었다.

[서울=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 시간) 열린 연례 기술·개발자 행사 '메타 커넥트 2026'에서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와 대화할 수 있는 주머니 크기의 전용 기기 '뮤즈 참'을 소개했다. 2026.09.24. (사진=메타 커넥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주요 은행에서는 은행이 승인하지 않은 제3자 AI에이전트가 고객 계정에 접속한 사례도 발견됐다. 상당수는 고객이 직접 로그인 정보를 제공한 데서 시작됐지만, 일부 에이전트가 고객이 요청하지 않은 행동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포착됐다. 다만 은행들은 통제 불능 AI에이전트나 고객 자금·계좌에 피해를 준 해킹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의 제이슨 클린턴 정보보호 부책임자는 사이버 위협이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도 소셜미디어에 “코드 레드”라고 적었다. 밴더헤이는 주요 AI기업 내부 인사들이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큰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50%보다 훨씬 높게 본다고 전했다.

두 번째 위험은 AI 투자 거품의 부분적인 붕괴다. 현재 AI 투자 열풍은 막대한 현금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대형 기술기업들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1999년 닷컴 거품과는 다르다. 그러나 이들 기업도 AI 투자비 가운데 갈수록 많은 부분을 빚으로 조달하고 있다.

[뉴칼라일=AP/뉴시스] 인공지능(AI) 열풍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경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대체투자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사진은 2025년 10월2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AI 데이터센터에서 한 기술자가 설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2026.06.02.
골드만삭스는 대규모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올해 AI 설비투자 비용의 약 3분의 1을 차입으로 충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업은 서로 투자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관계로 얽혀 있어 한 기업의 자금난이 다른 기업과 금융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

메타는 최근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도 AI 투자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힌 뒤 시장을 불안하게 했다. AI 설비 과잉이나 이용 부진, 중국 기업의 추격, AI 서비스 가격 급락, 차입비용 상승 가운데 하나만 현실화해도 관련 주가가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밴더헤이의 분석이다.

밴더헤이는 단기적으로 AI 관련 주식에 급격한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평가했다.

[케르만=AP/뉴시스]7일(현지시간) 이란 케르만에서 미군의 이라크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이 이행되고 있다. 사진은 군중이 솔레이마니의 관을 실은 트럭을 에워싼 모습. 2020.1.8.
세 번째 위험은 AI가 ‘재귀적 자기개선’(RSI) 단계에 진입하는 상황이다. 재귀적 자기개선은 AI가 AI를 활용해 스스로 성능을 높이면서 발전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개념이다.

밴더헤이는 앤스로픽과 오픈AI, 구글 내부 인사들이 이런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AI 성능이 예상보다 빠르게 높아지면 2027년 산업과 기업, 일자리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민주당에서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을 중심으로 AI 개발 속도를 늦추거나 일시 중단하라는 요구가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네 번째 위험은 이란전 확대와 국제유가 급등이다. 밴더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다음 달 3일 중간선거 이후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재개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이란도 보복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최근 이란과 친이란 세력의 위협이 커졌다는 정보에 따라 요르단과 레바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주재 대사관의 인력을 줄였다.

[포트마이어스=AP/쥬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대에서 열린 중간 선거 지원 유세에서 연설을 마치고 무대 밖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2026.10.24.
밴더헤이는 원유 공급이 빠듯하고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높은 상황에서 충돌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수준에 장기간 머물 경우 세계 경제가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다섯 번째 위험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령과 그에 따른 국정 판단의 불확실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80세로, 남은 임기 동안 역대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밴더헤이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것이라며 이를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건강상태에 대한 의학적 판정이나 정치적 공격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다만 80대에는 정신기능 저하와 직무 수행 불능 위험이 일반적으로 커지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편한 사실을 직언할 참모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밴더헤이는 다섯 가지 위험 가운데 어느 하나도 현실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발생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위험이 동시에 쌓이면서 개인이나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위기로 이어질 전체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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