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스가' 올라탄 HD현대…엔진정비 인수 이어 현지 조선소로 공급망 본격 진입

기사등록 2026/10/26 11:43:31

키윗과 합작 조선소 추진…내년 착공·2029년 가동 목표

기존 야드 인수 대신 신규 건설…첨단 생산공정 직접 구축

HII와 함정·상선 협력…선체 블록 공급부터 현지화 추진


[서울=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에서 HD현대와 안두릴이 공동 개발한 무인자율화 솔루션을 탑재한 무인수상함 시험선이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사진=HD현대)2026.10.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HD현대가 글로벌 엔진 유지·보수·정비(MRO) 기업 골텐스(Goltens) 인수에 이어 미국 현지 조선소 건립을 추진하며 북미 조선·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진 정비부터 선박 건조와 선체 블록 공급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미국 조선업 공급망 진입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미국 법인 HD현대USA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기업 키윗(Kiewit)의 계열사 키윗 마리타임과 합작 조선소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작법인 명칭은 HD키윗조선이다.

양사는 기존 조선소를 인수·개조하는 대신 산업부지에 신규 조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조선소는 텍사스주 멕시코만과 연결되는 걸프 연안에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 착공해 2029년 가동하는 것이 목표지만 구체적인 부지와 시설 계획은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이는 기존 조선소를 인수해 설비를 개보수·확장하는 한화그룹의 진출 방식과 차별화된다.

한화가 인수합병(M&A)으로 현지 거점을 확보했다면, HD현대는 개보수 부담을 줄이고 첨단 공정을 직접 도입하는 그린필드(Greenfield) 방식으로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행보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한미 협력 구상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와도 맞물려 있다.
[서울=뉴시스] 미국 헌팅턴 잉걸스 산하 잉걸스 조선소에서 작업자가 HD현대의 지능형 용접 시스템을 사용해 수평 용접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 (사진=HD현대) 2026.08.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HD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해 4월 미국 조선·방산 기업 헌팅턴잉걸스(HII)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함정·상선 분야 합의각서(MOA)를 맺었다.

올해 8월에는 HII의 잉걸스 조선소에 지능형 기계화 용접 장비를 적용하는 시범사업도 추진했다.

양사는 생산 공정 분산과 자동화 기술 협력을 통해 현지 조선소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핀란드 모델'도 HD현대의 중장기 사업 기회로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13일 발표한 대통령 각서에서 미국 조선업 기반 확충을 위해 이 모델을 최대 3개 선종에 적용하도록 했다.

외국 조선사가 미국에 신규 조선소를 건설하거나 기존 조선소 지분 과반을 확보하고, 미국인 고용·훈련과 기술 이전, 현지 공급망 구축 요건을 충족하면 첫 2척은 해외에서 건조하고 이후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각서는 적용 대상에 대잠전·대수상전·호송 임무를 수행하는 수상전투함과 해상 보급용 통합 보급 유조선(CONSOL), 차량·화물 등을 싣는 로로선(Ro-Ro)을 포함했다.

다만 국방부가 관련 조달 방안을 마련하도록 한 단계로, 구체적인 발주와 사업자 선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HD키윗조선이 설립되면 현지 선체 블록·모듈 공급을 시작으로 미국 조선업 공급망에 참여하고, 장기적으로 보조함과 상선 건조를 거쳐 수상전투함 사업까지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하지만 미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는 아직까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해외 건조 예외에는 국가안보상 필요성에 따른 별도 판단과 의회 통보 절차 등이 요구돼 현지 조선소 건립만으로 함정 수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뉴시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16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한·미간 조선산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제공) 2025.5.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8일 미국의 선박·육상용 엔진정비 업체 골텐스 지분 100%를 2억4750만 달러(약 331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골텐스는 선박과 육상 발전소 엔진의 정비·수리·개조 서비스를 제공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골텐스의 서비스망과 기술력을 활용해 선박 사후관리 경쟁력을 높이고 육상 발전용 엔진 정비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진 서비스망과 현지 조선소를 함께 확보해 미국 조선산업의 생산 기반에 참여하려는 것"이라며 "골텐스 인수와 HD키윗조선 설립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엔진 정비부터 선박 건조와 부품 공급까지 북미 해양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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