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쟁의기금 조성안건 통과…최대 12억원 마련
국회 기자회견도 진행…"단체행동권 확대 해석해 제한"
업계 "상생포기로 비춰져…바이오 골든타임 놓칠 우려"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노조)이 법원의 결정에도 파업의 끈을 놓지 못하면서 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쟁의행위금지가처분항고심 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인천원외재판부 민사1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금지가처분 소송 2심에서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사측이 쟁의행위를 예방하고자 신청한 생산공정이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인 보안작업에 해당하므로 쟁의행위 기간에도 평상시와 같이 업무가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에 쟁의행위 제한 범위가 기존 3개 작업에서 9개 작업으로 확대됐다.
그러자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을 노조법의 확대해석으로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필수공익사업에서도 파업 중 유지할 업무의 범위와 수준을 필요 최소한으로 정하는데, 민간기업의 주요 생산공정에 평상시 가동을 요구하는 것은 파업권을 사실상 무력화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연속공정이라는 이유로 생산공정 전반을 보안작업에 포함한다면, 다른 산업에서도 저마다의 특수성을 내세워 파업을 막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며 “국회와 정부가 보안작업의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해 이러한 제한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노조의 파업 쟁의기금 조성 안건이 통과돼 최대 12억원을 모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한 '파업 형태 변경에 따른 쟁의기금 조성' 조합원 총투표에서 찬성률 81.92%를 기록한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쟁의기금 조성은 법원의 쟁의행위금지가처분 결정 이후 변화된 상황에 대응하고, 향후 쟁의행위에 참여하는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조합원 전체가 함께 분담하기 위해 추진됐다.
조합원 1인당 20만원을 기본으로 쟁의기금을 조성하고, 향후 노동조합의 지침에 따라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의 임금 손실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향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골자다.
노조는 “쟁의기금 조성은 즉각적인 파업 재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의 대화를 통한 교섭 진전을 우선하면서도,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조직적 대응 역량을 갖추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노조의 행보가 파업의 명분을 이어가기 위한 준비로 해석된다며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결정이라고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여전히 '체리피킹식'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노조의 태도는 상생을 포기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대외적 리스크가 안정세로 들어서고 있는 지금이 국내 바이오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골든타임인 만큼 파업보다는 진정성 있는 협상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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