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日맥주 수입액 25%↑…지난해 연간 실적 95%
삿포로·에비스, 체험 공간 확대하며 소비자 접점 강화
'기린' 국내 생산…유통 과정 단축 차별화 경쟁 본격화
[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일본 맥주가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한국 시장 공략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체험 공간을 확대하고 국내 생산에 나서는 등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공급 기반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기준 올해 1~9월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7522만3000달러로 전년 동기(6019만7000달러) 대비 약 2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입액인 7914만8000달러의 약 95%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연간 수입액을 넘어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수입량에서도 일본 맥주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3분기 일본산 맥주 수입량은 3만7466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맥주 가운데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량 기준 43.3%에서 48.4%로 5.1%포인트 상승했다.
일본 맥주는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국내 수입이 급감한 바 있다. 2018년 7830만달러였던 수입액은 2019년 3975만6000달러로 감소했고 2020년에는 566만80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수입 규모가 회복하면서 지난해에는 불매운동 이전인 2018년 실적을 넘어섰다.
반면 전체 맥주 수입액은 2018년 3억968만달러에서 지난해 약 2억1580만달러로 30%가량 줄었다. 수입맥주 시장 규모가 과거 정점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일본 맥주는 시장 내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일본 맥주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주요 브랜드의 국내 시장 공략도 제품 판매 중심에서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삿포로맥주의 공식 수입사 엠즈베버리지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닐슨아이큐(NIQ) 조사에서 삿포로는 지난해 국내 수입맥주 브랜드 가운데 판매액 기준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점유율도 3%포인트 상승했다.
삿포로는 제품 판매와 함께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통한 브랜드 경험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는 삿포로의 해외 첫 브랜드숍이다.
개장 이후 1년간 누적 방문객 약 4만7000명, 생맥주 판매량 약 9만6000잔을 기록했다.
이곳에서는 맥주를 따르는 방식에 따라 풍부한 거품과 부드러운 음용감을 살린 '퍼펙트 푸어', 청량감과 맥주 본연의 맛을 강조한 '클래식 푸어'를 제공한다. 생맥주를 마시는 것뿐 아니라 푸어링 방식에 따른 맛과 질감의 차이를 직접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삿포로 맥주 관계자는 "삿포로 비어스탠드는 생맥주를 즐기는 공간을 넘어 삿포로가 150년간 지켜온 장인정신과 품질 철학을 국내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에비스 역시 체험형 마케팅으로 국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에비스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6일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서 '에비스 더 라운지'를 운영했다.
이 기간 약 3650명이 에비스 생맥주를 경험했으며 시그니처 페어링 세트를 포함해 총 3830잔이 판매됐다.
현장에서는 같은 생맥주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따라 맛과 향의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도 함께 제공했다.
소비자 체험을 확대하는 움직임과 함께 국내 생산을 통한 공급 기반 강화도 이뤄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일본 기린사와 기술제휴협정을 체결하고 전북 전주공장에서 '기린 이치방 시보리' 캔맥주 라이선스 생산에 나섰다.
기린과 자본관계가 없는 수입·유통사가 아시아에서 해당 제품을 라이선스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트진로는 초도 생산량을 약 150만ℓ로 잡았으며 내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75% 수준을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생산을 통해 기존 일본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한국에 유통하기까지 약 한 달 반 걸리던 기간을 1~2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은 지난 20년 동안 기린사와의 상호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끌어온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결실을 맺게 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거에는 수입 물량과 유통망 확보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차별화된 음용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생산을 통해 공급 효율성을 높이는 등 경쟁 요소가 다양해지는 모양새다.
일본 맥주가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앞으로는 브랜드별 차별화 전략과 소비자 선호도 확보가 시장 경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s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