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진료서 AI 83% 맞힐 때 일반 진료 의사 36%…MS, '의료 초지능' 속도

기사등록 2026/10/23 16:34:03 최종수정 2026/10/23 17:40:24

사이언스 게재…응급실 사례서도 AI 80%·일반 진료 의사 47%

검사비 추정액 줄여…美병원서 실제 환자 대상 비교 평가 추진

[밀턴 케인스=AP/뉴시스] 무스타파 술레이만 전 인플렉션 AI 공동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1월1일(현지시각) 잉글랜드 밀턴 케인스에서 열린 제1회 AI 안전성 정상회의 참석 계기로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4.03.2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진단 시스템이 복잡한 의료 사례를 활용한 모의 진료에서 질병을 정확히 진단한 비율이 83%로, 의학 참고자료를 활용한 일반 진료 의사들의 36%를 두 배 넘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술매체 테크크런치는 2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MS의 연구 결과와 관계자 인터뷰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MS가 지난해 6월 처음 공개한 의료 AI의 성능을 추가 평가한 연구다. 이번에는 응급실 환자 사례와 최신 AI 모델을 활용한 평가도 포함됐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시스템은 MS가 개발한 'MAI 진단 오케스트레이터(MAI-DxO)'다. 여러 AI 에이전트에 서로 다른 의사 역할을 맡겨 환자에게 질문하고 필요한 검사를 선택하며 진단 결과를 놓고 토론하도록 설계됐다. 한 번에 질병 이름을 제시하는 방식보다 실제 의료진의 진단 과정에 가깝게 작동하도록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미국의 권위 있는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소개된 복잡한 환자 사례 304건을 활용했다. 이 사례들은 진단이 까다로워 여러 전문 분야 의료진의 검토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모의 진료에서는 AI와 의사 모두 환자에 관한 간단한 설명만 먼저 받았다. 이후 필요한 질문을 하거나 검사 항목을 선택하면 기존 환자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 정보가 제공됐다. 연구진은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최종 진단을 내리게 한 뒤 정답 여부와 검사비용을 평가했다.

그 결과 MAI-DxO는 복잡한 의료 사례에서 83.2%의 진단 정확도를 기록했다. 의학 참고자료를 이용할 수 있었던 일반 진료 의사들의 평균 정확도는 36.1%였다. 참고자료 없이 진단한 의사들의 정확도는 22.3%로 더 낮았다.

참고자료를 사용할 수 있었던 비교군에는 미국과 영국에서 활동하는 일차진료 의사와 병원 일반내과 의사 19명이 참여했다. AI는 전체 304건을 평가했지만 의사들은 그 가운데 별도로 구분한 56건의 시험 사례를 평가했다. 의료진에게는 일반적인 임상 참고자료가 허용됐으나 생성형 AI 도구는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결과를 AI가 모든 의사보다 뛰어나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복잡한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의나 여러 진료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팀은 비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 병원에서 의사들이 환자를 직접 진찰해 내리는 판단과도 차이가 있다.

연구진은 비교적 일반적인 응급실 환자 사례에서도 AI의 성능을 평가했다. 미국의 응급실을 거쳐 입원한 환자 325명의 과거 의료기록을 활용한 모의 진단에서 MAI-DxO는 약 80%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일반 진료 의사들의 평균 정확도는 약 47%였다.

AI가 진단에 필요한 검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비용 차이가 나타났다. 오픈AI의 GPT-5를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복잡한 사례의 진단 정확도는 78.9%, 건당 추정 검사비용은 8409달러였다. 여기에 MAI-DxO를 적용하자 정확도는 83.2%로 4.3%포인트 높아졌고, 검사비용은 5430달러로 약 3000달러 줄었다.

여기서 비용은 AI 시스템을 실행하는 사용료가 아니라 모의 진단에서 선택한 검사에 미국의 의료비 기준을 적용해 계산한 금액이다.

MS 연구진이 공개한 기술보고서에는 비용 절감 원리를 보여주는 사례도 담겼다. 위우회술을 받은 뒤 잇몸 출혈과 치아 손실 등의 증상을 보인 환자 사례에서 GPT-5 단독 모델은 여러 검사를 선택하고도 정확한 질병을 찾아내지 못했다. 반면 MAI-DxO는 비타민C 검사를 통해 괴혈병을 진단했다. 두 방식의 추정 검사비용은 각각 8806달러와 1161달러였다.

다만 여러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진단하는 방식이 모든 모델에서 같은 수준의 성능 향상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올해 4월 공개된 GPT-5.5를 활용한 별도 평가에서 복잡한 의료 사례의 진단 정확도는 단독 사용 시 약 72%였으나 MAI-DxO를 적용하면 약 87%로 높아졌다. 반면 응급실 사례에서는 두 방식 모두 약 85%로 큰 차이가 없었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모델에서는 진단 체계를 결합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구글의 제미나이 2.5 플래시는 단독 사용 시 정확도가 46.4%였지만 MAI-DxO와 결합하면 약 69%로 상승했다. 연구 결과는 진단 과정을 설계하는 방식뿐 아니라 그 바탕이 되는 AI 모델의 성능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무스타파 술레이만 MS AI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과를 '의료 초지능'으로 향하는 진전으로 평가했다. 의료 초지능은 질병 진단뿐 아니라 치료 결정과 환자 관리 등 의료 전반에서 뛰어난 인간 의료진의 능력을 넘어서는 AI를 뜻한다.

MS는 별도 프로젝트로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의료 분야에 특화된 AI 기반 모델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술레이만은 내년 공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기록을 분석해 환자의 상태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하는 기술에서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레드먼드=AP/뉴시스] 2025년 4월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 회사 간판과 로고가 설치돼 있는 모습. 202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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