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자려고 누웠는데 낮에 친구나 지인, 동료들에게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려 머릿속을 맴도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심지어 깨어 있을 때에도 자신이 했던 말을 곱씹으며 후회에 빠지기도, 자기연민에 빠지기도 한다.
신간 '아까 그 말, 괜히 했나?'(부키)는 걱정과 불안, 후회를 되풀이하는 '생각 과잉'에서 벗어나는 법을 다룬 책이다. 15년 이상 임상 경험을 쌓은 영국 공인 임상심리학자 제사미 히버드가 풍부한 연구와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7가지 생각 중독 유형과 그 해법을 제시한다.
생각 과잉은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지나간 실수를 반추하는 '집착형', 부정적인 기분의 이유를 지속해서 캐묻는 '심문형', 늘 최악의 결과를 상상하는 '재앙화 사고형', 최선의 선택을 찾느라 망설이는 '결정장애형'과 자신의 말과 행동, 상대의 반응을 세세히 복기하는 '과도한 분석형', 과거의 갈등을 되새기며 분노를 키우는 '피해자형', 온갖 걱정 사이를 오가다가 압도돼 아무것도 못 하는 '과부하형'까지, 책은 7가지 생각 과잉의 함정을 생생한 사례로 보여준다.
저자는 상담실에서 한 가지 역설을 발견했다.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더 깊이 생각하면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해결책처럼 보이는 생각이 오히려 불안을 키우고 있었다.
그 역시 TEDx 강연을 앞두고 같은 함정에 빠졌다. 처음의 설렘은 '왜 하겠다고 했을까'라는 후회로 바뀌었고,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그는 부딪혀보기로 했다.
막상 무대에 올라보니 오히려 두려움이 사라졌다. 의외로 긴장하지 않았고, 청중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다 보니 강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에게 자신감과 확신을 준 것은 머릿속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강연 경험이었다.
이 책은 이러한 저자 자신의 경험과 임상 현장의 통찰을 바탕으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 행동으로 나아가는 길을 안내한다.
"과도한 생각을 멈추려면, 현재 무엇을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무엇에 주의를 기울일지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살피고 삶을 성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이 삶을 장악하거나 중심에 서게 두면 안 된다." (72쪽)
"생각 과잉에 빠지면, 추상적이고 풀리지 않는 문제에 집착하여 감정만 악화된다. 성찰은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문제를 살펴보며, 기분이 나아지도록 도와준다." (106쪽)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교훈은 그만 들어도 된다. 그냥 삶을 살아가기 시작하라.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정보가 아니라 경험이 정서 발달의 핵심이다. 온라인에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162쪽)
저자는 머릿속 되새김질을 멈추고 직접 부딪쳐보는 경험과 행동이야말로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가장 확실한 탈출구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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