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피해구제 91건…전년 동기比 75% 급증
계약해지 분쟁 98.6%…환급받은 소비자 절반 미만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키즈모델이나 아이돌 등 연예인을 꿈꾸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오디션 합격을 미끼로 고액의 계약을 유도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계약 이후 약속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지 않거나 중도해지 시 환급을 거부하는 사례도 늘면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여간 학원형 연예기획사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22일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학원형 연예기획사는 오디션 기회나 캐스팅 보장 등을 내세워 소비자를 모집한 뒤 연예활동 관련 교육·훈련을 제공하고 수강료 등을 받는 연예기획사를 말한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학원형 연예기획사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366건이다.
2023년 41건이었던 신청 건수는 2024년 86건, 지난해 148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2.1% 늘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91건이 접수돼 전년 동기(52건)보다 75.0% 급증했다.
특히 전체 피해구제 신청의 절반은 아동·청소년 관련 계약에서 발생했다.
연령별로는 아동·청소년이 184건(50.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64세 중장년층 86건(23.5%), 20~30대 청년층 83건(22.7%) 순이었다.
피해는 주로 오디션 합격을 내세워 계약을 서두르게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일부 업체는 카메라 테스트나 면접을 진행한 뒤 당일 또는 다음 날 합격을 통보하며 계약을 권유했다. 계약을 망설이는 소비자에게는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기회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며 즉각적인 계약 체결을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1월 웹드라마 출연 모집 광고를 보고 업체를 방문한 A씨는 카메라 테스트 등을 거쳐 1년 소속 배우 계약을 맺고 360만원을 지급했다.
당시 업체는 즉시 계약하지 않으면 기회가 다른 수강생에게 넘어간다고 재촉했다. 그러나 A씨가 한 달 뒤 계약해지를 요구하자 프로필 촬영과 이미지 컨설팅 등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컨설팅 비용 220만원은 환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계약 당시 약속한 캐스팅이나 교육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2024년 8월 자녀의 키즈모델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하고 198만원을 결제한 B씨는 광고·잡지·브랜드 촬영 등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받을 것으로 안내받았다.
하지만 계약 후 19개월 동안 실질적인 에이전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고, 올해 3월 계약해지와 환급을 요구하자 업체는 연락을 회피하며 처리를 미뤘다.
피해 유형별로는 계약해지 관련 분쟁이 361건(98.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소비자가 계약해지를 요구해도 업체가 환급을 거부하거나 지연하고, 과도한 위약금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계약해지 사유가 확인된 328건 중 단순변심은 245건(74.7%), 사업자의 계약 불이행은 79건(24.1%)이었다.
계약 불이행 사례 79건 가운데 연기·모델 트레이닝이나 캐스팅·오디션을 제공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운영한 경우가 46건(58.2%)으로 가장 많았다.
드라마 출연이나 특정 브랜드 모델 선발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작품이나 브랜드와 연계되지 않는 등 사전 설명·광고와 다른 경우도 24건(30.4%)에 달했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실제로 환급받은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체 피해구제 신청 366건 중 환급을 통해 피해를 회복한 사례는 172건(47.1%)에 그쳤다. 일부 업체는 소비자원 담당자의 연락을 회피하거나 자체 약관을 이유로 환급을 거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오디션 합격 통보만 믿고 계약하지 말고 실제 연예계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일반적인 연예기획사는 트레이닝 등을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하고, 출연 보장 등 구두 약속은 계약서에 특약으로 명시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계약 기간은 가급적 짧게 설정하고 중도해지 시 환급 기준을 꼼꼼히 확인하는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대중문화예술분야 연습생 표준계약서를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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