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란 대규모 공습 추진했지만…트럼프 반대에 실행 불발"

기사등록 2026/10/21 17:45:51 최종수정 2026/10/21 17:54:24

이스라엘군, 민간·핵시설 겨냥한 수일간 공습 계획 수립

트럼프, 중간선거 전 공격 반대…향후 공습 재개 가능성

[팸비치=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재개를 추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팸비치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2025.12.30.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재개를 추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일 주말 이란의 민간 기반 시설과 핵시설, 정권 관련 목표물을 겨냥해 수일간 공습을 벌이는 작전을 준비했다. 이번 작전은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합동 공세보다 더 강력한 타격을 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작전은 실행되지 않았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재개에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해당 작전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한 관계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향후 몇 주 안에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협상이 이뤄지거나 공격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과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에 응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최근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공격 목표 목록을 마련했으며, 여기에는 올해 초 공격받지 않았던 민간 기반 시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이달 초 마련한 작전 계획이 협상에서 이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실제 공격 재개 여부는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중간선거 전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FT에 "이란이 경제적·군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란 항구 봉쇄 등 미국의 압박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경계 태세도 강화했다. 오는 27일 예정된 이스라엘 의회 선거를 앞두고 22일부터 모든 병력의 휴가를 취소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민주적 선거가 안전하게 예정대로 치러지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이란에 대한 강경 발언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 총리의 재선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며 "이스라엘에 잘못된 지도자가 들어서면 미국이 이란에 홀로 맞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이 신속하게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곧 전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지난 19일 이스라엘 공군기지에서 공개한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함께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위대한 전사라고 치켜세우며 곧 이를 증명할 것이라고 답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27일 의회 선거에서 재집권을 노리고 있지만, 야권 진영과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이어진 전쟁과 안보 실패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책임을 묻는 주요 선거가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야권 진영이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연합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지만, 어느 진영도 확실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이후 새 정부를 구성하는 데 수주가 걸릴 수 있으며, 이 기간 네타냐후 총리는 과도정부 수반으로서 전쟁 개시 권한을 유지하게 된다.

이스라엘의 현직 및 전직 안보 관계자들은 선거를 앞두고 전쟁을 재개하면 실제 공격이 선거일 이후에 이뤄지더라도 민주적 절차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재개되면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군과 걸프 아랍 국가들까지 다시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도 우려된다. 유가 인하를 요구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불안정한 휴전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은 일단 중단됐지만,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공격 계획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정부와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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