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언니…" 첫 金 딴 46세 김은희, 가족 떠올리다 '울컥'[장애인AG]

기사등록 2026/10/20 16:16:06

장애인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식 금메달

[나고야=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0일(현지 시간)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도요타시 스카이홀 도요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패러게임 여자 탁구 class 1 결승전에서 김은희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김은희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6.10.20. photo@newsis.com
[나고야=뉴시스]공동취재단 = "엄마, 언니…."

금메달을 따낸 순간에는 미처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장을 빠져나오자 가장 먼저 생각난 건 가족이었다.

어머니와 언니를 떠올리던 김은희(46·전라북도장애인탁구협회)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생애 첫 장애인 아시안게임 출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감격의 순간이었다.

김은희는 20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스카이홀 도요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식(스포츠등급 CLASS 1)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마리암 알무라이실(사우디아라비아)을 세트 점수 3-1(11-5, 11-6, 9-11, 11-9)로 꺾었다.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거둔 김은희는 금메달을 확정하며 자신의 첫 장애인 아시안게임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김은희에게는 출전 자체가 특별한 기회였다. 장애인탁구 CLASS 1은 휠체어를 탄 선수들 중에서도 신체 기능의 제약이 가장 큰 선수가 출전하는 등급이다.

그동안 대회 참가 선수 부족으로 출전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여자 CLASS 1 종목이 성립되면서 김은희도 아시아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탁구 김은희, 장애인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김은희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이번 대회에 1체급(CLASS 1) 경기가 성립돼서 나오게 됐는데, 1등을 하게 됐다"며 "첫 대회라 좀 떨렸다. 실수도 많이 하고 원래 했던 만큼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침착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대회에서 이뤄낸 금메달. 그 뒤에는 수많은 이들의 응원이 있었다.

김은희는 "감독님도 신경을 많이 써주셨고, 다른 코치 선생님들도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며 "1등을 하게 된 건 코치님들의 노력이 컸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가족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누구였냐는 질문에 김은희는 "그 순간에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내 "나오면서…"라고 말을 꺼낸 뒤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이내 "엄마, 언니…"라며 가족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004년 베란다 창틀 추락사고로 장애를 입은 그는 가족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아시아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나고야=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0일(현지 시간)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도요타시 스카이홀 도요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패러게임 여자 탁구 class 1 결승전에서 김은희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김은희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6.10.20. photo@newsis.com
든든한 지원군인 남자친구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은희는 "첫 대회라 떨리고 실수가 많을까 봐 걱정했는데, 남자친구가 뒤에서 서포트를 많이 해줬다"며 "마음적으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46세의 나이에 처음 밟은 APG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김은희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CLASS 1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국제대회에 출전할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다. 그럴 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다음 목표는 세계선수권대회다. 유럽의 강자들까지 참가하는 만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은희는 "세계선수권에는 유럽 선수들까지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 남은 기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경기장을 나오면서도 '아,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장애인올림픽 출전 역시 그의 목표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