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접속용량 4.6GW로 전국 83.4% 점유
병목해소 열쇠…송전망 확충·지산지소 필요
[전남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한국전력(한전)이 송전망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변전소 차단기 공동이용 제도 시행 이후 전국에서 375건이 순증한 가운데 호남권에 관련 설비용량의 83% 이상이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변전소·개폐소의 차단기 공동이용으로 기존 송전 설비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으나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몰린 호남권의 전력망 병목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전소는 전압을 높이거나 낮춰 전력을 효율적으로 송전하고 각 지역에 분배하는 기능을 한다. 개폐소는 송전선로를 연결·차단해 전력 흐름을 제어하고 고장 구간을 분리하는 시설이다.
두 시설은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과 전력망 운영에 필수적인 핵심 기반 시설로 재생에너지 발전과 전력 수요가 늘면서 관련 설비의 확충과 효율적인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
20일 한전이 제공한 정보공개 청구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4월1일 관련 규정을 개정해 차단기 부족으로 송전용 전기설비 이용이 어려운 발전 사업자에게 기존 대표 고객이 선점한 차단기를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전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도 시행 이후 전국 38개 변전소·개폐소에서 공동이용 건수가 375건 늘어났다.
송전선로 대표 고객은 45건, 공동이용 고객은 371건으로 총 설비용량은 5510.074㎿(메가와트)로 나타났다.
한전은 변전소나 개폐소 선로를 가장 먼저 계약 후 선로를 선점한 발전사업자를 대표 고객으로 부르며 대표 고객 선로에 공동으로 접속한 후순위 발전사업자를 공동이용 고객으로 분류하고 있다.
제도 시행 전부터 공동이용 중이던 대표 고객 25건과 시행 후 공동이용이 취소된 16건을 제외하면 시행 이후 순증은 375건이다.
권역별로는 호남권이 22개 접속 지점에 대표 고객 26건, 공동이용 고객 192건으로 집계됐다. 총용량은 4595.399㎿(약 4.6GW)로 전국의 83.4%에 달했다.
공동이용고객 비중은 전국의 51.8%지만 용량 비중은 83.4%로 건수보다 대규모 접속용량이 호남에 집중된 특징을 보였다.
충청권은 535.713㎿(9.7%), 영남권은 165.893㎿(3.0%), 강원권은 130.070㎿(2.4%), 제주권은 83㎿(1.5%)였다.
특히 호남권에서는 736㎿, 514.262㎿, 499.995㎿ 등 대용량 접속 사례가 확인돼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대응하는 계통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차단기 공동이용은 전력설비를 선점한 사업자(대표 고객)가 신규 사업자에게 과도한 비용이나 특정 공사계약, 부지 관련 권한 등을 요구하는 이른바 '전력망 알박기' 갑질을 막고 기존 설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다.
다만 공동이용 확대가 송전망 자체의 수용 능력 확충을 대신할 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호남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지역에서 우선 활용하는 '지산지소' 체계를 강화하고 서남권(광주) 반도체 팹 등 대규모 전력수요처 연계를 비롯해 송전망 확충 병행이 시급한 과제로 진단됐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망 제도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겠다"며 "무엇보다 논란이된 전력망 알박기를 뿌리뽑기 위해 변전소 등 차단기 공동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적극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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