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구더기 생길 때까지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공소청 "사회에서 격리해 평생 속죄하게 해야"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공소청이 몸 곳곳에 구더기가 생길 정도로 아내를 장기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전직 육군 부사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공소청은 13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용석) 심리로 진행된 30대 전직 부사관 김모씨의 살인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원심과 같은 구형량이다.
검사는 "원심의 징역 30년 판결은 가볍기 때문에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밝혔다.
검사는 "민법에는 부부간 부양 의무가 있다"며 "판례는 혼인 관계의 본질적 의무로서 부양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 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해 공동 생활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고 판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의로서의 예견, 용인 및 방관 등 부작위에 의한 살인 구성요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피해자가 3~8개월간 긴 기간에 입었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가늠조차 어렵다"며 "산 채로 무더위에 살이 파먹히고 피부가 괴사될 정도로 피해자를 방치한 것은 다름 아닌 피해자가 의지하고 사랑했던 남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는 반성 없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김씨의 범행으로 인해 훼손된 인간 존엄성에 대한 공동체의 풍부한 가치를 복원해야 할 임무가 우리 형사사법에 맡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김씨의 생명을 박탈하는 형벌이 적절하지만 사형 제도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차선책으로 김씨를 사회에서 격리해서 신체의 자유가 제한된 상태에서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속죄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씨 측은 최종변론에서 "김씨에게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는지를 살펴봤을 때 검사의 모든 설명은 참혹한 결과만 보여줄 뿐이고 동기에 대해 전혀 설명을 못 하고 있다"며 "김씨 스스로 119에 신고한 점에서 미필적 고의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인 아내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평생을 그리워하며 미안함과 죄송함을 간직하며 살겠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내달 26일 선고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재판을 마무리했다.
김씨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장기간 거동이 어려웠던 배우자 A씨를 적절히 치료하거나 보호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청(당시 검찰)은 A씨의 상태가 지난해 8월 하순부터 급격히 악화해 욕창과 괴사가 진행됐음에도 김씨에게 필요한 의료 조치를 하지 않았고, 심정지 직전인 지난해 11월 17일에야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했다. A씨는 병원에 이송된 다음 날 패혈증으로 숨을 거뒀다.
김씨는 A씨의 상태를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호전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가족들의 방문을 막은 것으로도 파악됐다.
육군 수사단은 지난해 12월 A씨를 중유기치사 혐의로 송치했으나, 군검찰은 김씨가 아내의 죽음을 예상했음에도 고의로 방치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내의 상태를 몰랐단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으나 1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의 외면과 무관심 속에 극도로 오염된 환경에 장기간 방치돼 비참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해야 했다"며 "조금의 노력만 기울였더라도 피해자의 사망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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