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카르텔 아냐?"…항우연·천문연 전·현직 직원 일감 몰아주기 논란

기사등록 2026/10/13 16:29:14

항우연 직원 창업·인수기업에 498억원 계약…제재 중에도 신규계약

천문연도 계약정보 사전 제공·과업지시서 작성 관여 등 적발

이연희 의원, 감사 후속관리 부실 지적…우주청 "재발방지 대책 논의"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1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안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6.10.1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우주항공 분야 공공 연구기관에서 직원이 창업하거나 인수한 기업에 수백억원 규모의 계약이 집중되고, 감사에서 부적절한 계약 관행이 적발된 이후에도 관련 기업과의 계약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주항공청이 실시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대상 자체 종합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후속관리 부실 문제를 지적했다.

우주청 감사에 따르면 항우연 직원 A씨는 재직 중 자신이 하던 업무를 사업화해 회사를 차렸다. 이어 기존 위성관제 용역업체까지 인수해 항우연과 장기간 일감 계약을 맺어 왔다.

감사 당시 두 기업이 체결한 계약은 66건, 401억6000만원 규모였다. 이후 이 의원실이 항우연 제출자료를 재집계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계약은 78건, 약 49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위성 지상시스템 운영·점검 분야에서는 6년 연속 약 286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문제는 감사 적발과 제재 이후에도 관련 기업과의 계약이 계속됐다는 점이다.

항우연은 감사 후 올해 6월15일부터 9월14일까지 A씨의 창업기업에 3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제재 기간 중 A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다른 인수기업이 제한경쟁 방식으로 총 1억7496만원 규모의 신규계약 3건을 체결했다.

감사 과정에서는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평가항목이 구성되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계약정보가 사전에 제공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 의원은 단순히 수의계약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막을 수 없다며 제재기간 중 체결된 계약의 평가항목 작성 과정과 평가위원 구성, 미공개 정보 접근 여부까지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문연도 감사 조사 대싱인 업체라는 사실을 알고도 신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월 해당 업체가 우주청 감사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7월15일 이 업체와 2112만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이후 공식 감사 결과가 통보됐음에도 계약을 계속 진행해도 되는지 별도로 검토하지 않은 채 대금까지 지급했다.

창업 관련 이해충돌 사례도 드러났다. 항우연 아카데미 교육담당 직원은 업무 중 알게 된 외부기관의 교육수요를 자신의 창업기업으로 연결해 수의계약 5건, 총 7900만원을 수주하도록 한 사실로 지난해 3월 견책 처분을 받았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사례들이 개별 직원의 일탈에 그치는지, 재직 중 확보한 정보와 업무관계가 퇴직·창업 이후 사적 사업기회와 계약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지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감사에서 확인된 위험이 다음 계약과 창업기업 관리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감사는 보여주기식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며 계약 평가위원 구성과 미공개 정보 유출 여부를 재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수의계약이나 경쟁업체가 없다는 이유로 특정 업체에 계약이 집중되는 상황은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항우연, 천문연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고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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