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후 시신 캐리어로 운반해 유기한 혐의
法 "죄책 매우 무거워…치밀하게 범행 은폐"
"두 아들도 살인할 가능성…5년간 보호관찰"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전처를 살해하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에게 1심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13일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5년간 보호관찰 및 이씨의 두 아들에 대한 접근금지도 명했다.
이씨는 3월 30일 오전 11시20분께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처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충북 음성군의 한 묘지 배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아들의 신고를 접수하고 같은 날 오후 5시께 음성군에서 이씨를 긴급 체포했다.
이씨는 수사기관에 재산 분할 문제로 다투다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28년간 부부의 연을 맺고 함께 살던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캐리어로 운반해 야산 배수로에 유기했다"며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고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는 결혼 생활 동안 가계를 책임지고 자녀 양육을 도맡았다"며 "피고인은 가정을 돌보지 않았음에도 피해자의 이혼 재산분할 청구에 반발해 범행에 이르렀는 바 범행 동기가 극히 불량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아무런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곧바로 시체를 유기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거하거나 혈흔을 닦은 수건을 버리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은폐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에 뒤따라야 할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며 "공격으로 피해를 입고 마지막 숨이 멈출 때까지 충격과 공포를 상상하기 어렵고, 피해자 아들은 이 사건으로 깊은 슬픔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두 아들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이씨가 돈에 집착하고 평소 가정에서 욱하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씨가 풀려나오면 자신과 처자식을 살해할 것 같다고 진술했다.
이에 재판부는 "나중에 두 아들에게 불만과 앙심을 가지고 살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다만 이씨가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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