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주담대 3% 내다봤는데…7.28%로 급등, 중간선거 부담

기사등록 2026/10/08 13:00:00 최종수정 2026/10/08 14:28:24

美 30년 고정금리 2023년 11월 말 이후 최고…한 주 새 0.25%p 올라

이란전쟁 속 에너지값·물가 상승에 국채금리도 급등…전문가 “향후 1년 6.5~8%”

[먼로=AP/뉴시스] 2020년 4월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외곽 먼로에서 매매 절차가 진행 중인 주택 앞에 '매물(For Sale)'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2020.04.01.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의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7.28%로 2023년 11월 말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불과 몇 주 남은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정부 지원 주택금융기관 프레디맥이 지난 1일 발표한 주간 조사에서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7.28%를 기록했다. 전주 7.03%에서 0.25%포인트 뛰었으며 주간 상승폭은 4년여 만에 가장 컸다.

더힐은 높은 물가와 연료 가격에 주담대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정치적 부담을 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맷 고먼 타기티드 빅토리 최고홍보책임자(CCO)는 경제와 생활비 문제가 “2026년 유권자들에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담대 금리 급등의 배경에는 에너지 가격과 물가 상승이 먼저 자리 잡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런스 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란전쟁 기간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2월 2.8%에서 8월 3.4%로 높아졌다. 30년 고정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직전부터 올해 2월 말까지 0.28%포인트 하락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전쟁을 시작하기 직전 주와 비교하면 현재는 약 1.3%포인트 높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다만 연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주담대 금리를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실제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금리가 움직인다. 부동산 데이터업체 존다와 주택정보업체 뉴홈소스의 알리 울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채권 투자자들이 연준의 향후 결정을 예상해 미리 투자 비중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금리도 실제 금리 결정에 앞서 시장의 예상에 따라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의 향후 행보뿐 아니라 연방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도 채권시장을 압박했다. 채권 매도세로 수익률이 오르면서 30년 주담대 금리와 밀접하게 움직이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주 24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고 이후에도 5.25%를 웃돌았다. 이란전쟁 시작 전보다 약 1.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재정적자가 커지면서 정부가 민간 자금을 더 많이 끌어가 주담대 시장에 돌아갈 자금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금리 상승의 여파는 이미 주택 거래 현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울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고 매도자들이 호가를 낮추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지금이 집을 살 시점인지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높은 주담대 금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향후 12개월간 금리가 6.5~8% 범위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의 7%대 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당시 그렸던 주택시장과도 거리가 크다. 미국의 30년 주담대 평균 금리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3% 아래까지 떨어졌지만 2022년 8월 중순 이후 줄곧 5%를 웃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과정에서 주담대 금리를 낮추겠다고 공약하면서 두 번째 임기 중 금리가 3%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그는 “젊은 사람들이 다시 집을 사 아메리칸 드림의 일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들어 주택 문제를 주요 경제 의제로 다뤘다. 지난 1월에는 월가 투자자들의 단독주택 매입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치만으로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주택대출 상환 기간을 50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가 물러섰다. 더힐은 50년 만기 대출의 금리가 30년 만기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행정부의 구상과 별도로 의회에서는 초당적 주택법도 처리됐다. 미 의회는 올해 초 공화·민주 양당이 참여한 ‘21세기 ROAD 투 하우징법’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유권자 신분증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필리버스터 규칙을 바꾸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명하지 않았고, 법안은 지난 7월 대통령 서명 없이 법률이 됐다. 신규 주택 건설에 대한 연방정부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임대용 주택을 새로 짓는 경우는 예외로 두고 기관투자가의 단독주택 매입을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러나 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법이 주담대 금리를 직접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 법에는 주택도시개발부가 일부 연방주택청(FHA) 보증 주담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도입을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지만, 중심 목적은 주택 공급을 늘려 집값 상승 속도를 낮추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주담대 금리를 실제로 낮출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유가 하락이나 기업들이 일자리를 줄이는 경기침체를 꼽았다. 장기적으로는 미 연방정부가 재정적자를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줄여야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먼 CCO는 주택 문제가 2028년 대통령 선거에서 “전면에 등장할 것”이라며 민주당에는 공화당과 추가 주택법을 함께 처리할 정치적 유인이 거의 없어 향후 2년간 주택 문제에서 별다른 입법 성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AP/뉴시스] 사진은 30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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