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창작희곡공모 대상에 정영욱 극작 '제7인'

기사등록 2026/10/07 14:51:56

총 386편의 작품 접수…대상 상금 3000만원

[서울=뉴시스] 국립극단 2026년 창작희곡공모 수상자 정영욱, 차수자, 주은길. (사진 = 국립극단) 2026.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국립극단은 2026년 창작희곡공모 대상에 정영욱 극작 '제7인'을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우수상은 차수자 극작 '전염성 감각', 주은길 극작 '행복한 상상'이 받았다.

이번 공모에는 총 386편의 작품이 접수돼 모두 익명으로 심사위원에 전달됐다. 심사는 약 3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심사위원으로는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김도영 극작가, 나옥희 연출가, 윤성호 작·연출가, 조만수 연극평론가, 배우 황정민 등 6명이 참여했다.

대상 수상작인 '제7인'은 평생 죄인을 심판해 온 전직 교도소장 주상이 자신이 집행한 사형수와 얽힌 가족의 비밀과 마주하며, 타인의 죄를 심판하던 시선으로 마침내 자신의 죄를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다.

작품은 각 인물을 통해 선과 악, 가해와 피해의 경계가 뒤섞이는 가운데 인간의 선택과 책임을 집요하게 들여다보며 우리가 타인의 삶과 죄를 판단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진다.

심사위원회는 "말의 이격과 침묵 그리고 조금씩 어긋나 다층화되는 언어의 결을 활용해 연극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줬다"고 평했다.

대상 상금은 3000만원이다.

정영욱 작가는 "귀한 상을 마주하니 기쁘다. 이 작품이 제게 와서 머무는 동안 '어떤 거짓말은 공연히, 죽고 죽이는 지옥을 끌고 오기도 한다'는 것을 깊이 깨닫는다"며 "오래일, 귀한 벗들이여. 오늘 지난한 하루를 살았으니 내일 또 살아갑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수상 '전염성 감각'은 학생의 죽음을 애써 외면하던 사서 지윤이 학교의 무관심과 방관을 마주하며 스스로 심판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행복한 상상'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편의를 위해 희생되어 온 새들이 인간을 향해 피의 복수를 선언한다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날기를 그만둔 가마우지와 국가 행사에 동원된 황새 등 다양한 새들이 등장하고 새와 인간의 자리가 뒤바뀌는 등 작품은 종과 국적, 쓸모와 해로움으로 나뉘어온 경계를 뒤집으며 우리가 외면해 온 존재들의 목소리를 낯설고 우스운 우화로 그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