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항소이유서 '40일 기한' 첫 해, 2심 '1주일 단축' 효과…사건은 되레 늘어

기사등록 2026/09/30 06:00:00 최종수정 2026/09/30 06:28:24

대법 '2026 사법연감' 지난해 통계 살피니

접수~첫 기일 6.5개월여…결론까진 10개월

관련 재판소원 12건 본안 회부돼 갈등 여전

항소심 접수 6만건 회복…전년比 4.1% 증가

[서울=뉴시스] 민사소송 항소심의 재판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항소이유서 제출' 제도가 도입된 가운데, 항소심 접수부터 첫 기일을 시작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1주일 이상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DB). 2026.09.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민사소송 항소심의 재판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항소이유서 제출' 제도가 도입된 가운데, 항소심 접수부터 첫 기일을 시작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1주일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접수부터 선고까지 걸리는 평균 처리 기간은 여전히 예년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항소심 사건 수는 오히려 늘어나 코로나19 유행 직전 수준인 6만건을 회복했다.

30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2026 사법연감'을 보면, 지난해 항소심에 민사 본안사건이 접수된 후 첫 기일이 열릴 때까지 평균 194.7일(6.5개월)이 걸렸다.

2022년 206.5일, 2023년 206.2일, 2024년 202.2일 등 200일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7.5일 단축된 것이다.

다만 사건 접수부터 처리까지 걸린 시간은 고등법원 항소심의 경우 지난해 평균 10.5개월로 전년과 동일했다. 지법 항소심에선 지난해 10.5개월로 0.4개월 단축됐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개정 민사소송법에 따라 항소이유서 제출 제도가 시행된 영향이라는 해석이 있다.

이 제도는 항소한 당사자가 기록이 접수됐다는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항소이유서를 40일 안에 법원에 반드시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변호사를 다시 선임하는 등 적법한 사유가 있다면 최대 1개월 동안 연장할 수 있다.

만약 기한 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반드시 결정으로 항소를 각하해 소송을 종결해야 한다.

기일 변경을 신청하거나 첫 변론 날이 다가와서 서면을 제출하는 등 고의적인 소송 지연을 막기 위해 형사소송에만 있던 항소이유서 제도를 확대 도입한 것이다.

예년보다 1주 단축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여전히 항소 기록 접수부터 선고까지 1년 가까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이 제도에 대한 소송 당사자의 불복 움직임도 일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2026헌가1 구 지방세법 제47조 제1호 등 위헌제청' 등 총 41건의 심판사건에 대한 선고에 참석해 있다. 2026.09.29. since1999@newsis.com
특히 항소이유서를 늦게 냈다는 이유로 일률적인 각하 결정을 받은 당사자들이 재판소원을 청구하고, 헌법재판소가 잇따라 본안 심판에 부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헌재는 전날까지 재판소원 청구 23건을 전원재판부 심판에 회부했는데, 절반을 웃도는 12건이 법원의 민사·행정 사건에서의 항소이유서 제출 문제를 다투고 있다.

항소이유서를 제때 내지 않으면 소를 각하하는 민사소송법 제402조의3 등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헌법소원도 이미 5건 청구됐고, 4건은 본안 심리가 진행 중이다.

재판소원이 인용되거나 제도의 위헌,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다면 법 재개정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법원도 지난달 25일 항소이유서 기한을 놓쳤다는 이유로 소 각하 결정을 받은 당사자의 청구를 받아들여 원심 결정을 파기하는 판례를 내놓는 등 대응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민사소송 전체 사건 수는 소폭 증가했는데 그 중 항소심 건수가 유독 늘어났다.

지난해 민사 본안사건은 88만4494건이 접수돼 2024년 대비 0.5% 증가했다. 그 중 1심이 80만9838건, 항소심이 6만1942건으로 각각 1년 만에 0.6%, 4.1% 늘었다.

대법원에 접수된 민사 상고 본안사건은 1만2714건으로 2024년 1만3026건과 비교해 2.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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