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등기 왔습니다" 문 앞 가짜 딱지 속지 마세요…'레터피싱' 비상

기사등록 2026/09/30 06:00:00 최종수정 2026/09/30 06:22:25

우체국 '우편물 도착안내서' 위조해 금융 자산 가로채는 '레터피싱' 수법 기승

집배원 전화번호·QR코드 사기 번호로 변경…가짜 사이트 접속 및 악성 앱 유도

영수증 재질 및 포스트잇 점착 방식 확인 필수…우정사업본부, 개인정보 요구 안 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29일 일부 지역에서 위·변조된 우편물 도착안내서가 발견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왼쪽은 정상 안내서, 오른쪽은 위조된 안내서의 모습. (사진=우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 집에 돌아와 현관문에 붙은 '우편물 도착안내서'를 본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법원등기'라는 문구와 재방문 예정 시간, 집배원 연락처까지 적혀 있어 실제 우체국 안내서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상대방은 집배원을 사칭해 다른 담당자 번호로 연결을 유도했고, 곧이어 수사기관을 사칭한 인물이 나타나 "범죄 연루 계좌를 확인해야 한다"며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출입문에 붙은 우편물 도착안내서를 정교하게 위조해 개인정보와 금융 자산을 가로채는 '레터피싱'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30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최근 실제 우체국의 '우편물 도착안내서' 서식을 모방해 집배원 연락처를 피싱에 사용하는 번호로 바꾸거나 QR코드를 변조한 사례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등기우편물을 전달하지 못했을 때 수취인에게 방문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을 피싱의 통로로 악용한 것이다.

위조 안내서는 '법원등기'라는 우편물 종류와 법원 명칭뿐 아니라 2·3차 재방문 예정 시각, 집배원 연락처, 우체국 번호까지 실제 양식과 비슷하게 꾸며졌다. 겉모습만으로 진위를 판단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피해자가 안내서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면 집배원을 사칭한 사기범이 "담당자에게 연락해야 한다"며 다른 번호를 안내하는 방식이 이용될 수 있다. 이후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해 "명의가 범죄에 연루됐다"거나 "계좌가 불법 자금과 관련돼 있다"며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식이다.

등기우편물을 직접 받기 어렵다고 하면 온라인으로 확인하거나 수령할 수 있다며 인터넷 주소를 보내는 수법도 있다. 실제 정부기관이나 법원 홈페이지처럼 꾸민 가짜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한 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하는 방식이다.

안내서에 삽입된 가짜 QR코드 역시 피싱에 악용될 수 있다. QR코드를 통해 가짜 정부·법원 사이트로 이동시키거나 악성 애플리케이션, 원격제어 앱 설치를 유도해 휴대전화와 금융정보를 탈취하는 방식이다. 이후 일회용 비밀번호(OTP)나 현금, 문화상품권, 가상자산 등을 요구하는 금융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가정법원도 앞서 법원을 사칭해 송달 도착 안내서를 남긴 뒤 연락을 유도하거나, 법원 등기가 반송됐다며 인터넷 주소 접속이나 앱 설치를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위조 여부는 안내서의 종이 재질과 부착 방식에서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사용하는 정상 안내서는 특수 감열지(영수증 용지)로 제작되며 포스트잇처럼 쉽게 떼었다 붙이기 쉽게 돼 있다.

반면 위조 안내서는 일반 종이에 출력해 투명테이프로 붙이거나 일반 스티커처럼 제작돼 깨끗하게 제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내서가 평소와 다르거나 개인정보 입력을 요구받는다면 적힌 연락처나 QR코드를 이용하지 말고 우편고객센터(1588-1300) 또는 가까운 우체국을 통해 실제 우편물 배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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