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월부터 국내 정유사 수출 물량 제한
美, 공급 부족에 경유 수출 금지 적극 검토
수출 여건 개선에도 물량은 전년 수준 묶여
"국내 공급 지장 없는 범위 내 탄력 운용해야"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정부의 국내 석유제품 수급 안정 조치에 협조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정유사의 수출 물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0%' 수준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국내 수급 안정을 위해 정유사들이 해외 판매보다 국내 공급을 우선하도록 수출 물량에 상한을 둔 것이다.
하지만 수출 제한 조치가 이어지는 사이 글로벌 원유 공급은 빠듯해졌고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출 여건이 개선됐다.
특히 미국에서는 최근 경유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경유 수출 금지 방안을 "매우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실제 경유 수출을 중단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줄면서 한국산 석유제품이 대체 공급처로서 수출을 확대할 여지도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이미 생산한 석유제품의 상당량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 4사의 전체 석유제품 수출량은 4억8535만배럴로, 이 가운데 경유가 2억237만배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한국산 석유제품 수출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대미 석유제품 수출량은 4961만배럴로 전년 대비 14.7%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경유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만큼 수출을 적극 확대할 시기지만, 물량이 전년 수준으로 묶여 있어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국내 판매가격에는 최고가격제도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업계의 손실을 보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손실 산정 방식을 놓고 정부와 업계의 입장차가 이어지면서 세부 논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급 안정을 위한 정부 조치에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국내 공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수출 물량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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