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자산과 토큰 간 권리관계 정립 등 후속 법제화 과제로
금감원, 결제 지연·시스템 리스크 등 RWA 시장 '4대 병목' 언급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토큰증권(STO) 제도화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실물자산 토큰화(RWA)를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한 후속 입법 논의가 본격화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토큰증권(STO) 이후, 실물자산 토큰화(RWA) 입법과제 모색' 세미나에서 STO 제도화의 다음 단계로 RWA 시장을 뒷받침할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금·원자재 등 실물자산과 토큰 간 법적 권리관계를 명확히 하고 결제·수탁·정산과 투자자 보호를 아우르는 제도적 기반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는 더불어민주당 강준현·민병덕 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웹3블록체인협회(KWBA), 한국블록체인산업협동조합, 인사이트3가 주관했다. 참석자들은 STO 제도화 이후 RWA 시장을 열기 위해 필요한 입법 과제와 국내외 사례를 논의했다.
◆"RWA 제도화가 다음 디지털자산기본법 주요 과제"
민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미 자산 토큰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채와 펀드, 사모신용,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과 권리가 블록체인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금융회사도 시장에 잇따라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STO 제도화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다음 단계는 RWA로의 확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도 조각투자를 넘어 주식·채권 등 기존 증권까지 토큰화 범위를 확대하고 단계적으로 시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민 의원은 "이제 증권을 토큰화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은 마련됐다"며 "RWA는 증권에만 머물지 않고 부동산과 금·원자재, 지식재산권, 매출채권, 에너지 자산 등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권리를 어떻게 디지털화하고 실제 권리와 법적으로 연결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자산을 토큰으로 발행하는 것을 넘어 실제 금융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토큰화된 자산이 시장에서 거래되려면 결제와 담보, 수탁·정산은 물론 원장 간 연결과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등 관련 제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토큰화는 자산을 잘게 쪼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권리를 디지털 세계에서도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신뢰의 문제"라며 "STO 다음의 입법은 자본시장법만 고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자본시장법, 전자증권법뿐 아니라 신탁·수탁, 결제·외환, 개인정보와 자금세탁방지 제도가 서로 맞물려야 한다"며 RWA 제도화를 향후 디지털자산 입법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민 의원은 "발행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에서 이제는 실제로 쓰이게 하는 제도로 가야 한다"며 "토큰이 발행만 되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시장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입법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관련해서는 연내 제정 의지를 재차 밝혔다. 민 의원은 국내 기술과 시장에 비해 제도화가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며 "올해에는 반드시 기본법을 넘어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의 실시간성 반영돼야…제각각 인프라는 취약점 야기
이날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관은 RWA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결제 지연, 시스템 리스크, 표준 부재, 법적 제약 등 네 가지 병목을 제시했다.
우선 블록체인 기반 자산은 실시간으로 이동하지만 결제 자금은 기존 은행망에 머물러 있어 자산과 자금의 이동 속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 같은 구조가 토큰화 자산과 결제대금의 동시 결제를 어렵게 만드는 병목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인프라의 파편화도 과제로 지목했다. 서로 다른 메인넷에 유동성이 분산되고 이를 연결하는 크로스체인 브릿지의 보안 취약성이 커질 경우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세진 수석조사관은 표준화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시장이 확대된 뒤 시스템을 다시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초기 설계 단계부터 감독과 규제를 시스템에 반영하는 '규제의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규제 샌드박스 등 시범사업에서 확인된 성과를 정규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다양한 구조의 토큰화 자산을 수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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