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위험, 좌심방 4단계 병기 체계 개발
비후성 심근증, 심방세동 위험 최대 7.4배
초기에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좌심방 압력이 높아지고 좌심방이 늘어나거나 섬유화되면서 뇌졸중이나 사망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 위험 인자인 심방세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기존에 주로 쓰이던 지표인 좌심방 크기는 질환 초기에는 정상 수치를 나타내다가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미리 고위험군을 가려내기가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치명적인 심장 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했다. 심초음파로 평가하는 좌심방의 압력과 수축 기능(변형률) 두 지표를 함께 분석해 환자를 1~4기 병기로 나눈 것이다. 심장 세동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4기 환자의 경우 가장 낮은 1기 환자에 비해 신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7.4배 높았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재현·김형관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과 황인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이상철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공동 연구를 통해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좌심방 병태생리를 규명하고, 이를 통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좌심방 4단계 병기 체계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심초음파로 측정 가능한 좌심방 압력과 좌심방 수축 기능을 함께 분석해 환자를 ▲1기(정상) ▲2기(과보상) ▲3기(기능 저하) ▲4기(탈진) 4단계로 분류했다. 이와 별도로 '고립성 좌심방 수축 기능 장애'군도 확인했다.
2007~2024년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환자 705명(평균 57.6세)을 약 7.5년간 추적한 결과, 병기가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신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1.83배씩 증가했다. 10년 누적 발생률은 1기 4.8%에서 4기 49.1%까지 늘었으며, 4기 환자는 1기 환자보다 위험이 최대 7.4배 높았다.
이 좌심방 병기를 기존 예측모델에 추가하자 예측 성능이 유의하게 향상됐고,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 병기가 높아질수록 함께 증가했다(단계당 위험비 1.81배).
분당서울대병원 환자 425명(평균 59.7세)을 대상으로 한 외부 검증에서도 위험이 1.82배씩 증가해 일관된 결과가 재현됐으며, 4~6년 뒤 재검사한 217명 중 43.8%가 더 높은 병기로 진행하거나 심방세동이 발생해 순차적 진행 양상을 뒷받침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통상적인 심초음파만으로 고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어, 환자별 위험도에 따른 맞춤형 심방세동 감시 전략 수립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저널'(JACC)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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