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군집위성 5기·큐브위성 10기 싣고 내달 7일 고도 570km 향해 발사
누리호 3단 자세 바꿔가며 차례로 분리…충격 줄이는 신형 장치 첫 적용
SK하이닉스 반도체 우주 검증 포함…한화에어로 발사 관제 참여 확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다음 달 7일 다섯 번째 비행에 나서는 누리호에 역대 가장 많은 15기의 위성이 실린다.
이번 발사는 여러 위성을 한 번에 싣고 각각 정해진 궤도에 안전하게 내려놓는 것이 핵심이다. 누리호는 이번 비행으로 여러 위성을 한꺼번에 실어 나르는 우주 수송 능력을 입증하게 된다.
◆역대 최다 '손님' 15기…다중위성 수송 임무 맡은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9일 공개한 누리호 5차 발사 세부계획과 운영방식에 따르면, 이번 5차 발사에는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큐브위성 10기 등 총 15기가 탑재된다. 주탑재위성은 4차 발사 당시 1기에서 이번에는 5기로 늘었고, 위성부 전체 중량도 약 960kg에서 1071kg으로 증가했다.
목표 고도는 4차 발사 당시 600km에서 이번에는 570km로 조정됐다. 발사체의 성능 한계 때문이 아니라 주탑재체인 초소형군집위성이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고도에 맞춘 것이다.
발사 시각은 낮 12시23분부터 오후 1시23분 사이로 예정됐다. 이에 따라 발사 전날 발사대 이송 작업은 오전 6시 이전부터 시작되며, 발사 당일 추진제 충전 등 운용 절차도 오전 6시 이전부터 진행된다.
누리호 자체는 길이 47m, 총중량 약 200톤 규모로 엔진 추력과 기본 구조 등 하드웨어 사양에는 큰 변화가 없다. 대신 주탑재위성 5기와 큐브위성 10기를 싣기 위해 탑재부 설계를 변경했다. 주탑재위성용 저충격 위성분리시스템을 새로 개발·적용하고, 부탑재위성을 싣기 위한 별도 탑재 구조도 추가했다.
한영민 항우연 우주발사체연구소장은 위성을 '손님'에 빗대 "손님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5차 발사의 기술적인 목표는 15개의 위성을 정확한 궤도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 바꿔가며 위성 '톡톡'… 충격 줄인 신기술 적용
위성이 많아진 만큼 분리 방식도 새로워졌다. 항우연은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분리할 때 위성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체형 클램프 밴드 방식의 저충격 위성분리시스템을 새로 개발·적용했다. 누리호의 기존 소형 위성분리장치를 기반으로 기존 착화기를 활용하면서 기계식 분리 구조를 결합한 방식이다.
한 소장은 "분리 과정에 화약을 쓰고 있는데 이번에는 조그마한 화약을 사용하면서 기계적으로 분리되도록 해 충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비행 중에는 누리호 3단이 자세를 바꿔가며 위성들을 순차적으로 분리한다. 큐브위성 10기는 주탑재위성 아래쪽에 마련된 별도 탑재 구조에 양쪽으로 나뉘어 실린다.
3단 엔진 정지 뒤 약 50초 후 초소형군집위성 2호 분리를 시작으로 나머지 위성들도 약 30~40초 간격으로 차례로 분리된다. 이 과정에서 누리호 3단은 45도, 90도, 180도 등으로 자세를 바꿔가며 위성들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보낸다.
군집위성 5기 분리가 끝나면 누리호는 다시 자세를 조정한 뒤 큐브위성 10기를 10초 간격으로 양쪽에서 2기씩 사출한다.
분리 간격은 먼저 분리된 위성과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했다. 한 소장은 "5개를 다 발사하고 분리하고서 8번 지구를 돌았을 때 충분히 두 위성 간의 거리가 벌어지는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주탑재위성의 분리 장면은 탑재부에 설치한 카메라 1대로 확인하고, 별도 카메라 2대로 큐브위성 사출 장면도 영상으로 확보한다.
모든 위성 분리가 끝나면 3단 산화제 탱크의 잔여 가스를 방출하며 충돌 회피 기동을 진행한다. 발사 후 약 20분 안에 모든 비행 및 분리 임무가 마무리된다.
향후에는 탑재 위성이 더 늘어날 것을 고려해 페어링을 확장하거나 위성을 연결하는 어댑터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탑재 중량을 늘리기 위한 설계 변경과 함께 반복 발사 과정에서 불필요한 센서와 계측 장비를 줄여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SK하이닉스 반도체도 탑재… 우주에서 성능 검증
이번 누리호에는 주탑재체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 외에도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개발한 큐브위성 10기가 부탑재위성으로 함께 오른다.
여기에는 항우연이 제작한 12U급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 플랫폼 2호(E3 Tester-2)'가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전자소자와 부품을 실제 우주환경에 올려 작동 여부와 성능을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E3 Tester는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지원사업'의 일환이다. 국산 전기·전자 소자와 반도체 연구 성과물에 우주급 사용 이력을 확보하고 활용 분야를 넓히는 것이 목적이다. 항우연은 누리호 4·5·6차 발사를 활용해 우주검증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발사하고 있다.
이번 2호에는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를 비롯해 광통신용 고속·정밀 조정 거울, 전기추력기용 할로우음극, 궤도수송선용 항전장비, 위성 자세결정·제어 모듈, 반작용휠 등 6개 탑재체가 실려 우주환경에서 성능을 검증받는다.
권기호 항우연 위성우주탐사전자팀장은 "실용급 위성에서는 대부분의 소자·부품과 전자부품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산 소자·부품의 우주급 이력을 확보해 산업계와 우주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지난해 누리호 4차 발사에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 플랫폼 1호'를 실어 삼성전자 D램·낸드 등 3개 탑재체를 검증했다. 1호는 공식 임무기간을 마친 뒤에도 데이터를 수신하고 있으며 본체와 탑재체도 정상 작동 중이다.
◆한화 인력이 발사 관제 직접 맡아… 민간 주도 발사 속도
누리호의 반복 발사를 통한 민간 기술 이전 범위도 확대됐다. 발사체 제작과 총조립을 맡은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참여 인원은 4차 발사 당시 32명에서 이번 5차에 42명으로 늘었다.
발사관제센터(LCC)의 발사체 관련 콘솔 22개 가운데 20개에 한화 인력이 참여하고, 이 가운데 18개 콘솔은 한화 인력이 직접 운용한다.
한 소장은 "그전에는 항우연 인력들이 운영했는데 이번에는 참여 기업에서 직접 18명이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6·7차 발사를 거치며 체계종합기업의 발사 운용 참여를 확대하고, 이후 후속 발사를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기술 이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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