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교수팀, '에틸렌옥사이드' 검출 논란 국제 판단 틀 구축

기사등록 2026/09/28 13:31:52

K-라면 '발암물질 검출' 논란…물질 아닌 '해석' 문제

"같은 수치라도 증거 무게가 다르면 조치 수위 달라야"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박유헌 동국대 교수, 최현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주무관, 안유진 연구초빙교수. (사진=동국대 제공) 2026.09.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예인 인턴 기자 = 박유헌 동국대 식품바이오융합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식품 중 에틸렌옥사이드(EO)와 2-클로로에탄올(2-CE) 잔류 문제 분석 논문을 국제 학술지 '컴프리헨시브 리뷰스 인 푸드 사이언스 앤드 푸드 세이프티'에 게재했다.

28일 동국대에 따르면 이번 논문은 최현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주무관과 안유진 동국대 연구초빙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박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이번 연구는 2021년 8월 유럽으로 수출된 국산 라면에서 발암물질 EO가 남긴 흔적물질(2-CE)이 검출돼 회수됐던 'K-라면 발암물질 검출' 논란에서 출발했다.

당시 유럽연합(EU)은 한국산 라면에 정부 증명서를 요구하는 등 관리 강화 조치를 시행했다가 2023년 7월 해제했다.

문제는 2-CE가 EO 관련 화학반응 표지로는 유용하나, 오염 발생 시점·경로를 추적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라면처럼 여러 원료가 섞인 가공식품은 추적이 더 어려우며, 훈증 처리가 없어도 2-CE가 생성된다는 보고도 나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잔류물 '해석' 문제에 새 방식을 제시해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자 ▲실제 측정 대상 ▲식품 형태 ▲공급망 이력 ▲타 발생 경로 등 4가지를 따져 결과를 세 단계로 등급화하는 판단 틀을 짰다.

증거가 확실한 1단계는 특정 공급자나 로트를 겨냥해 정밀 조치하고, 증거가 약한 3단계는 '예방적 조치'임을 명시한 유통 차단만 적용하자는 것이다.

즉, 같은 수치라도 증거 무게에 따라 조치 수위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재 EO·2-CE 흔적 해석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다. EU는 두 물질을 EO로 환산해 측정하고, 한국은 2-CE를 별개 물질로 보아 기준을 설정했으며, 미국은 두 물질에 각각 다른 기준을 두고 있다.

연구팀이 제시한 판단 틀은 두 물질의 잔류물 정의를 두고 논의 중인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각국 공통 언어로 활용될 전망이다.

박 교수는 "남은 과제는 검출된 값이 무엇을 증명하고, 증명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합의"라며 "K-푸드가 세계 시장에서 겪는 통상 마찰의 상당수는 과학 부재가 아닌 해석 불일치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ein02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