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호황 둔화시 경제 침체 우려해 위험론 격하게 대응"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위험론을 '날조(hoax)'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백악관 내부에서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AI 문제를 사적으로 논의한 인사들은 그의 격한 반응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AI 호황이 둔화할 경우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근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벤처투자가인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실리콘밸리 일부 유력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신규 AI 모델 안전성 검토를 의무화하려던 행정명령의 강도를 낮추는데 개입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큰 위험은 중국 경쟁자들에게 추월당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행정부 내부에서는 논쟁이 훨씬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AI 에이전트가 통제를 벗어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파멸론자(doomers)'들의 과격한 주장으로 치부되던 위험들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인사들도 AI를 활용한 기반 시설 해킹, 생물학적 위협, 핵 지휘통제 시스템 공격, 일자리 감소, 세계 금융 불안정 등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졌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최근 AI가 주요 금융기관 해킹을 포함해 산업 전반에 막대한 혼란을 일으키고 세계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와일스 실장은 강력한 신규 모델이 초래할 위험에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하기 위한 비공식 그룹을 꾸리기 시작했고 비공식 그룹의 핵심 구성원 가운데 하나가 베선트 장관이다. 백악관에는 AI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단일 책임자가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사이버·신흥기술 담당 국가안보부보좌관직은 폐지됐다.
베선트 장관과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간 회동이 AI 안전 문제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이들은 오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회담 의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에서 양국이 공동의 AI 안전 문제에 함께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다만 당국자들에 따르면 AI 안전 기준에 관한 합의나 양국의 AI 모델을 공개 전에 검토하는 방안은 초기 합의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협상에 관여하는 한 외교관은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중국과 체결한 합의를 토대로 일종의 미중 실무그룹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합의는 핵무기 사용 여부 결정에 AI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자국에서 개발된 신규 AI 모델에 의무적인 안전성 검토를 부과할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 경우 세계 시장이 대부분 오픈소스인 중국의 대안 모델 쪽으로 사실상 쏠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오픈소스 모델은 이용자가 안전장치를 제거할 수 있어 안전성 검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도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