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향·조재범라틴유닛·펑키투나잇 이어 이은미 피날레
광교호수공원서 재즈 향연…가족·연인 관람객 발길 이어져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2026 수원재즈페스티벌'이 19일 밤 광교호수공원 재미난밭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첫날 1만5000여명에 이어 둘째날에는 3만여명이 축제장을 찾으며 이틀간 총 4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해가 기울기 시작한 오후 5시40분, 문미향퀄텟의 무대가 축제의 문을 열었다. 재즈 보컬의 정통 계보를 잇는다는 평을 받아온 문미향은 노을빛이 호수에 번지는 시간대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목소리로 잔디광장을 적셨다. 돗자리에 앉은 관객들은 저마다 말수를 줄인 채 무대를 바라봤고 곡이 끝날 때마다 조용한 박수가 잔디밭을 훑고 지나갔다.
이어 무대에 오른 조재범라틴유닛은 열기 가득한 라틴 리듬으로 객석의 공기를 단숨에 바꿔놨다. 아이유와 성시경 등 정상급 가수들의 세션이자 '나는 가수다' 'SNL' 등의 하우스밴드로 20년 넘게 활동해온 퍼커셔니스트 조재범이 첫 박을 때리자 차차와 맘보, 살사로 이어지는 라틴 리듬이 잔디광장을 흔들었다.
앉아 있던 관객들이 하나둘 일어서기 시작했고 곳곳에서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 손을 잡고 어깨를 들썩이는 부모,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는 노부부의 모습도 보였다.
공연장 한편에는 푸드트럭과 먹거리 부스를 비롯해 '재즈 앤 와인' 코너도 마련됐다. 성인 인증을 마친 관객들은 화이트·레드 와인 등을 구입해 잔디밭에서 공연을 즐겼고, 무알코올 음료와 포도 음료도 함께 판매됐다. 와인 한 잔과 간식을 곁들이며 무대를 바라보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야외 재즈축제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더해졌다.
행사장 곳곳에는 다회용기 반납함과 분리수거함도 마련됐다. 관객들은 음식물을 비운 뒤 사용한 용기를 반납하고 쓰레기를 종류별로 나눠 버리며 주변을 정리했다. 많은 인파 속에서도 성숙된 시민 의식이 이어지면서 축제장은 끝까지 깨끗하고 쾌적한 모습을 유지했다.
간식을 사 들고 잔디밭으로 돌아온 최영희(43·수원시 장안구)씨는 "공연도 좋지만 이렇게 먹거리까지 챙겨서 즐길 수 있어 소풍 나온 기분"이라며 "아이들도 음악보다 이 시간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세 번째 무대를 장식한 펑키투나잇은 재즈에 펑키한 리듬과 퍼포먼스를 더하며 또 다른 색깔을 보여줬다. 이들은 대중에게 익숙한 곡들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편곡해 무대를 꾸몄다. 처음 선보이는 창작곡도 무대에 올렸다.
특히 탭댄서 이연호가 등장하자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영화 '스윙키즈' 무용감독으로 활동한 그는 발끝으로 빠르게 박자를 쪼개며 밴드의 연주와 또 하나의 합주를 만들어냈다. 탭 소리가 드럼과 베이스 리듬 사이를 파고들 때마다 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졌고, 관객들은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밤 9시를 넘어서며 축제의 마지막 순서가 다가왔다. 이은미가 무대에 오르자 잔디광장 곳곳에서 함성이 터졌다. 피아니스트 민경인이 이끄는 재즈 편성과 호흡을 맞춘 이 무대에서 이은미는 첫 곡으로 '녹턴'을 부르며 문을 열었다. 잔잔하게 시작한 첫 곡이 끝나기도 전에 객석은 숨을 죽였고 후반부 고음이 호수 위로 퍼져나갈 때는 박수가 한참 동안 이어졌다.
마지막 곡이 끝나자 잔디광장에서는 한동안 박수가 멎지 않았다. 이틀 내내 잔디밭을 채웠던 돗자리와 캠핑의자가 하나둘 접혔고 부모 품에 안겨 잠든 아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조명이 꺼지고도 한참 동안 자리를 정리하는 손길이 이어지며 축제의 마지막 밤이 저물었다.
가족과 함께 축제를 찾은 김서연(42·수원시 영통구)씨는 "이은미씨 목소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듣게 될 줄 몰랐다"며 "재즈 편곡으로 들으니 또 다른 느낌이라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틀 내내 축제를 찾았다는 박준호(35·용인시 수지구)씨는 "어제 정동환 무대도 좋았지만 오늘 라틴 리듬에 완전히 빠졌다"며 "내년에도 꼭 다시 오고 싶다"고 전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뉴시스와 함께 11년째 재즈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는데 너무나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여러분들 호응 덕분에 이제 10년이 넘었으니 국제 재즈페스티벌로 승격하고 외국인들을 초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많은 뮤지션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우리 가까이에서 친근하게 공연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준혁(더불어민주당·수원정) 국회의원은 "앞으로 K재즈를 대한민국, 특히 광교에서 가져와 전 세계에서 가장 최고의 K재즈가 바로 이곳에서 개최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뛰어난 수원 K재즈가 개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정식 뉴시스 경기남부본부장은 "2014년 광교호수공원에서 처음 무대를 세울 때 꿈꿨던 건 단 하나였다. 시민 여러분이 부담 없이 편안하게 좋은 음악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수원재즈페스티벌이 명실상부 수원 최고의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홍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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