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크볼 사상 첫 메달 확보…20일 금메달 도전
"메달 못 땄다면 다시 생계를 걱정했어야…여자친구가 화제라더라"
어머니·누나 현장 찾아 응원…"물심양면 지원해줘 감사"
이준석은 19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상대 선수인 자이드 에이단(쿠웨이트)의 부상으로 승리했다.
은메달을 확보한 이준석은 오는 20일 같은 장소에서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이라크)와 금메달을 놓고 싸운다.
이준석이 한국 테크볼 사상 첫 메달리스트가 되기까지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21살까지 축구 선수로 K4리그에서 뛴 이준석은 이후 족구 선수로 운동을 이어왔다.
대기업 생산직 계약직으로 일하며 정규직 전환을 눈앞에 뒀지만,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에 생업을 포기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준석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굉장히 많은 상상을 했다. 어젯밤에도 호텔 사우나에서 앉아서 결승까지만 가고 싶다는 상상을 했는데, 이렇게 순간이 오니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상대 선수 에이단의 부상으로 결승에 오른 이준석은 "아마도 햄스트링 쪽이 끊어진 것 같다"며 "결승에 가서 기쁘지만, 상대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가 끝나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했다.
경기 내내 파이팅 넘치는 세리머니를 펼쳤던 이준석은 결승행이 확정된 뒤에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상대 선수에게 가 악수를 건네며 위로했다.
또 휠체어를 타고 나오는 에이단을 다시 위로하기도 했다.
1세트 초반 0-4로 끌려가던 이준석은 이후 4-4를 만든 뒤 역전해 1세트를 따냈다.
그는 "테크볼은 단식의 경우 패턴이 명확하다. 그래서 전술보다는 상대에만 집중해서 몰입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어머니 윤순정 씨와 누나가 찾아 이준석을 응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했는데 부모님이 경기장에 오면 의식하게 돼 한 번도 오라고 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는 언제 또 이런 큰 대회에 나올지 몰라 어머니와 누나를 오라고 했다"며 "하지만 제가 신경 쓰는 걸 알아서 인사만 하고 연락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며 웃었다.
대기업 생산직 계약직이었던 이준석을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테크볼 국가대표가 되려고 직장을 그만뒀다.
무직인 그는 "사실 준결승을 앞두고 제일 무서웠던 게 메달을 못 땄을 때 앞으로의 생계였다. 아시안게임 이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일단 메달을 확보했기에 조금 더 좋은 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라고 했다.
이번 대회 활약으로 테크볼을 알린 이준석을 "들뜨고 싶지 않아서 뉴스도 보지 않았다. 그런데 여자친구랑 통화하는데 '완전히 화제야'라고 하더라"고 웃으며 "아직 실감은 못 하고 있다"고 했다.
금메달까지 한 경기를 남겨둔 이준석은 "이라크 선수가 우승 후보라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진짜 마지막이니까 미친 듯이 몰입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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