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심화…'생존 매수' 중저가 아파트 수요 폭증
성북구 집값 올해 14% 상승…외곽 지역 신고가도
靑 "강남 외 집값 상승, 커진 부담 무겁게 받아들여"
"서울 집값 상향평준화…진입장벽 높아졌단 의미"
19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종합 평균 매매가격은 7월보다 0.97% 상승했다. 특히 성북구(1.73%→1.83%)와 노원구(1.64%→1.77%), 서대문구(1.26%→1.64%), 중랑구(1.35%→1.53%) 등 외곽 지역의 상승률이 높다.
성북구의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 14%나 올랐다. 성북구를 비롯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외곽 지역에서는 일부 신고가도 이어졌다.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전세난이 겹치자 실수요자들이 서울 외곽 지역의 '덜 똘똘한 한 채'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지역은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간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차라리 기존 전세보증금에 대출을 더 받아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매수 수요로 이어진 셈이다. 실제로 8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를 보면 성북구(1.54%)의 상승률이 서울 내 1위였다. 노원구(1.49%), 도봉구(1.14%), 금천구·동작구(1.01%)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집값의 하한선도 올라가고 있다. 서울의 평균 주택가격은 10억2974만원, 전체를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값에 해당하는 중위가격은 8억592만원이다. 서울 중위 주택가격이 8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서울 외곽지역이 집값 상승을 주도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8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기록한 역대 최장 기록(85주)까지 1주 남았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매매수요를 억제하는 부동산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축소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재개했다. 지난달 고가주택의 보유세 부담과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는 골자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강남권 고가주택의 가격은 소폭 하락했지만 전체적인 서울 집값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후 청와대 대변인실은 "정부는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 집값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누적된 공급 부족 속에 강북은 신규 입주가 특히 부족했고, 초고가 주택 위주 세제 개편과 대출 한도의 영향이 적은 중저가 주택이 많아 수요가 몰린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서울 최하단의 전월세 주거비가 오르고 있고 분양가도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양 끝에 갇힌 실수요자들은 '생존매수'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공급이 부족한데 전월세 가격이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겹치다 보니 '덜 똘똘한 한 채'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강남 3구의 집값이 일부 떨어진다고 해도 서울에서 가장 많은 주택이 해당되는 '10억~15억원대' 구간의 주택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서울 집값이 상향 평준화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고가주택 가격의 변화보다는 중저가 주택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더 눈여겨 본다"며 "전월세 불안 등으로 외곽의 중저가 집에서라도 실거주를 해야 한다는 심리가 커지면서 서울 거주를 위한 진입장벽 자체가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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