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 아·태 대법원장 회의 내내 '사법권 독립' 강조
현안 의식했다는 해석…이 대통령도 반박성 발언
양대 요인 신경전 계속…추석까지 교착 이어지나
이는 그간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을 두고 "직권남용", "절차 공정성 신뢰 훼손"이라 규정해 왔던 청와대와 여권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대법관 공백 사태가 추석 이후까지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 3주째인 이날까지도 후속 방안을 내놓지 않고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다만 이번 주 열린 공식 행사 자리에서 연일 사법권 독립을 강조한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 16일 세종법률문화상 시상식에선 세종대왕의 법치주의 정신에 대해 "법과 제도는 통치의 수단이 아니라 백성의 삶을 돌보고 보호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날인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 개회사에서는 대회 주제를 소개하며 "어떤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사법권의 독립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법 기능이 효과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사이의 상호 존중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그 협력은 각 기관의 고유한 책임을 존중하고 사법부 독립을 보장하는 가운데 이뤄져야만 한다"고 했다.
현안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청와대와 여권의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독립을 앞세운 존중을 강조한 것인 만큼 현 국면에 대한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도 앞서 청와대가 내놓은 입장과 맥이 닿아 있다.
청와대는 앞서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을 비판하면서 "그동안 (양측의) 협의 관행은 임명권자와 제청권자 어느 한쪽의 의사만으로 최고 법원이 구성되는 일을 막고, 그 과정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온 절차적 장치"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발언의 형식도 조 대법원장의 것과 닮아 있다. 이 대통령은 제청 문제를 직접 설명하지 않고, 에둘러서 원론적으로 보일 수 있는 한 문장으로 답변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이면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200일째를 맞는다. 양측이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갈등의 골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대로면 추석 연휴를 넘길 때까지 교착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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