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임용 공무원, 62세부터 연금 개시
"퇴직 후 공백…재산권·평등권 침해" 주장
法 "연금재정 안정 공익, 사익보다 더 커"
"임용 시기별 차등에는 합리적 이유 있어"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공무원 임용 시기와 퇴직 시기에 따라 퇴직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다르게 정한 공무원연금법 규정이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최근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원연금 급여 결정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1965년생인 A씨는 1996년 6월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돼 근무하다 지난해 6월 정년퇴직한 뒤 퇴직연금을 청구했다.
공단은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A씨가 만 62세가 되는 2027년 3월부터 퇴직연금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 등을 규정한 공무원연금법 제43조와 부칙 제11조에 따른 것이다.
이에 A씨는 연금 지급개시 시점을 2027년 3월로 정한 부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현행법은 1996년 1월 1일부터 2009년 12월 31일 사이 임용된 공무원의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퇴직 연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높이도록 하고 있다. 2024~2026년 퇴직자는 62세이며 2033년부터는 65세가 적용된다.
A씨는 정년퇴직 뒤 연금 수령까지 공백이 생기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하고, 1996년 이전 임용 공무원 등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 평등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직업공무원 제도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훼손하고 병역의무를 이행한 남성에게도 불이익을 준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퇴직연금 지급 개시 연령 제도는 공무원연금법이 수차례 개정되면서 그 적용 범위나 연령이 바뀌어 왔으므로 기존 제도가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의 보호가치는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연금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연금제도 개혁의 필요성이라는 공익은 중대하다"며 "연금재정 안정이라는 공익에 비해 일정 기간 퇴직연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사익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평등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도 1996년 이전과 이후 임용자 사이에는 재직기간에 따라 기존 제도에 대한 신뢰 정도에 차이가 있고, 이전 임용자에게도 지급 개시 연령을 차등 적용한 바 있다며 합리적 이유 없이 A씨를 차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직업공무원 제도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에는 연금 수급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고 퇴직수당도 지급된다는 점을 들었다.
병역에 따른 불이익이라는 A씨 주장은 "퇴직연금 지급 개시 연령이 62세로 미뤄진 것은 1996년 1월 1일 이후 공무원으로 임용됐기 때문이지 병역의무를 이행했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배척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 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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