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단계적 퇴출, 재생E는 확대…'2040 전환' 관건은 전력망 시간차

기사등록 2026/09/19 07:00:00 최종수정 2026/09/19 07:02:23

12차 전기본, 석탄 줄이고 대체전원·재생E 확대 추진

재생에너지 220GW 전망…전력망 구축은 최대 15년

전 세계 접속대기 2500GW…논펌 접속·기존선로 활용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7일 충남 금산군 대둔산 도립공원 일대와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국가기간 전력망 사업 관련해 현장을 살펴보고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2026.05.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정부가 2040년 탈석탄을 추진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양수발전 등 대체전원을 확보하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할 전력망을 제때 확충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비교적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반면, 이를 실제 전력계통에 연결할 전력망 구축에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해서다.

19일 한전 경영연구원이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전력망은 준공까지 5~15년이 걸리는 반면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데이터센터 등 접속설비는 1~5년이면 들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속 수요가 전력망 확충보다 빠르게 형성되면서 구조적인 시간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 같은 시간차는 석탄발전 퇴출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함께 추진하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에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날 열린 12차 전기본 제7차 대국민 정책토론회에서는 현재 가동 중인 석탄발전 60기를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2036년까지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석탄발전 27기(13.6GW)는 LNG발전으로, 2037~2038년 수명이 끝나는 12기(6.8GW)는 양수발전으로 대체하고, 2040년 이후에도 설계수명이 남는 21기는 단계적으로 조기 폐지하는 구상이다.

석탄발전을 줄이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공급능력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2035년 163GW, 2040년 220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제시됐다. 11차 전기본 기준 무탄소 발전 비중은 2038년 70.7%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진수 한양대 교수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신규 원전 진입 등 무탄소 전원 확대로 2040년 탈석탄을 뒷받침할 수준까지 전력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태안=뉴시스]김선웅 기자 = 충남 태안군 석탄가스화복합화력발전소 일대가 흐리게 보이고 있다. 2019.12.10. mangusta@newsis.com

문제는 빠르게 늘어나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수용할 전력망을 제때 확보할 수 있느냐다. 해외에서는 이미 전력망 확충이 접속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대규모 접속 대기와 출력제어가 현실화하고 있다.

한전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실제 추진 가능성이 있는 약 2500GW 규모의 프로젝트가 계통 접속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약 1700GW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 배터리 저장장치는 600GW 이상, 데이터센터는 150GW 이상이 접속 대기 중이다.

전력망 부족으로 이미 설치된 재생에너지 설비의 출력을 제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칠레의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율은 2021년 2%에서 2024년 15%로 뛰었고, 같은 기간 영국도 4%에서 9%로 상승했다.

이에 주요국은 신규 송전망 건설을 추진하는 한편 기존 계통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당장의 병목을 줄이는 제도도 병행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계통 혼잡 완화에 기여하는 사업에 접속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 중부독립계통운영자(MISO)는 접속 대기열 총량에 상한을 두고 부지 확보와 자금 마련 등 주요 기준에 미달한 사업을 강제 철회하거나 보증금을 몰수하는 방식으로 대기열을 관리하고 있다. 제도 도입 후 지난해 접속 대기열 규모는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계통이 혼잡할 때 발전량이나 전력 사용을 줄이는 조건으로 조기 접속을 허용하는 '논펌(Non-firm) 접속'도 확산하고 있다. 망 이용자가 출력제어나 소비 제한을 받아들이는 대신 조기에 계통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본과 호주, 스페인 등도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신규 발전설비에 용량제한형 논펌 접속을 적용하고 있으며, 호주는 계통 상황에 따라 가정용 태양광의 이용 가능 용량을 조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선로의 활용도를 높이는 기술도 대안으로 꼽힌다. 날씨와 풍속 등에 따라 송전 가능 용량을 실시간으로 조정하거나 기존 전선을 고성능 전선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적으로 450~700GW의 계통용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보고서는 이 같은 계통강화 기술이 신규 전력망 건설 자체를 대체하기보다는 망이 완성되기 전까지 병목을 완화하는 과도기적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원 전환 속도와 계통 확충 일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현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현재 한정된 계통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지역의 재생에너지 전환 추진에 현재의 로드맵이 얼마나 응답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충남 등 주요 재생에너지 발전 지역의 신규 접속 제한과 출력제어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성과를 목표대로 제때 폐지했느냐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며 "지역의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돼야 정의로운 전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이천시 장호원읍의 한 산지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2026.08.24. kg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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