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왕, 나집 전 총리 남은 2년여 형기 ‘가택연금 복역’

기사등록 2026/09/18 17:06:56

6년 형 선고 절반 감형 이은 ‘사면’…벌금 약 169억원 납부 조건

지난해 12월 별도 범죄 선고 15년형·벌금 3조 8500억원 후속 집행 관심

나집, 연립정부 참여한 소속 정당 UMNO에 영향력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2024년 4월 4일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 청사에 교도관들의 호위를 받으며 도착하고 있다.2026.09.1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말레이시아 국왕이 18일 뇌물 수수 혐의로 수감 중인 나집 라작 전 총리에게 2년여 남은 형기를 가택 연금 상태로 복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사면’을 단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왕실 사면의 한 형태로 가택연금을 적용한 전례가 없어 왕실권한, 법치주의, 그리고 부패사범에 대한 처리 등을 놓고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법무부 성명에 따르면 술탄 이브라힘 이스칸다르는 사면위원회 회의에서 나집 전 총리에 대한 ‘조건부 사면’을 승인했다.

나집 전 총리가 법원이 부과한 5000만 링깃(약 169억원)의 벌금을 납부하면 2028년 8월 23일까지 남은 형기를 가택 연금 상태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나집 전 총리는 2022년 8월 12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12년과 벌금 2억1000만 링깃(약 710억원)을 선고받았다.

그 후 2024년 1월 이전 국왕인 압둘라 아흐마드 샤 술탄(2019∼2024)이 의장을 맡은 사면위원회는 그의 형량을 절반으로 줄여 6년형이 됐다. 벌금도 5000만 링깃으로 감액했다.

나집 전 총리는 이전 국왕이 자신에게 가택 연금으로 남은 형기를 복역할 수 있도록 하는 추가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해당 가택 연금 명령이 2024년 1월 사면위원회 회의에서 논의되거나 제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고 판결해 계속 복역해 왔다.

AP 통신은 가택연금 복역 명령이 나집 전 총리에 대한 별도의 뇌물 수수 혐의 판결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의문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나집 전 총리는 권력 남용 및 자금 세탁 혐의로 징역 15년형과 벌금 114억 링깃(약 3조 8500억원)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이 형량은 기존 형기 만료 후 집행될 예정으로 나집은 현재 이 판결에 대해 항소중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형사 사법 개혁의 일환으로 가택 연금이 논의되어 왔다. 교도소 과밀화와 재범률 감소를 목표로 한다고 취지다.

나집은 2009년 취임 직후 1MDB 개발 펀드를 설립했다.

수사관들은 나집의 측근들이 이 펀드에서 최소 45억 달러를 횡령하고 미국 및 기타 국가의 여러 은행 계좌를 통해 자금을 세탁했다고 주장한다.

이 자금은 할리우드 영화 제작비와 호텔, 호화 요트, 미술품, 보석 등 사치스러운 소비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MDB 스캔들에 대한 전국적인 분노는 1957년 독립 이후 말레이시아를 통치해 온 정당이 2018년 총선에서 역사적인 패배를 당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나집은 여전히 자신이 속한 정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정당은 2022년 총선 이후 집권한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의 연립 정부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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