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재경부 국제금융 전문가 기용
"美 투자·환율·관세 등 대응 강화 전략"
현대차, 美 전 국무부 관료 영입하기도
"당분간 기업들의 관료 기용 이어질 듯"
양사는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시설 투자, 빅테크 협력을 하고 있는데다 관세, 환율, 보조금 등 글로벌 사업에 미치는 각종 요인들이 많아지면서 국제금융 전문가를 전진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이희곤 재정경제부 전 외환제도과장을 IR팀 상무로 영입했다.
이 상무는 재정경제부에서 외환제도과장, 자금시장정책과장 등을 지내며 외환 제도 및 해외 투자 대응 업무를 총괄했다.
지난 4월에는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업무에 참여해 재정경제부 특별 포상을 받았다.
이 상무는 삼성전자 IR팀에서 해외 투자자 및 글로벌 자본 시장 대응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정여진 전 재정경제부 전략경제총괄과장을 커뮤니케이션 총괄 산하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정 부사장은 기획재정부에서 기후환경예산과장, 경제부총리 비서관, 외환제도과장, 외화자금과장 등을 거친 국제금융·경제정책 전문가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최근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주요 사업이 해외로 무게 중심이 상당 부분 옮겨간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미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70억 달러(50조원)를 들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1공장은 올해 가동을 목표로 하며 2공장은 연내 착공한다.
SK하이닉스는 40억 달러(5조원)를 투입해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본격 구축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동부에 낸드 생산거점을 구축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도 반도체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동시에 양사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협력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제금융과 자본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세와 환율 및 유가 변동성, 국가별 반도체 보조금 정책 등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국제금융 전문가 영입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양사는 매출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나오는 만큼, 환율과 유가, 국제 금리 추이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
각국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지급 조건에 따라서 사업성이 영향을 받는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최근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통해 미국 자본시장과 접점을 넓혀가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더욱 중요해졌다.
양사 이외에도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사업에 맞춰 인재를 기용하고 조직을 새로 꾸리는 추세다.
현대차는 지난 2024년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현대차·기아가 각각 운영하던 워싱턴사무소를 그룹 차원의 통합 대관 조직으로 재편했다.
워싱턴사무소 초대 소장으로는 드류 퍼거슨 전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을 영입했고, 지난달에는 마이클 클라이네 전 미 국무부 경제공사참사관이 이 자리를 이어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보조금 정책이 투자 계획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통상·정책 대응 역량에 무게를 뒀다는 해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의 글로벌 사업 확장 속에서 관료들이 성장 가능성을 보고 기업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당분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 njh3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