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이달 정기예금 5조 넘게 더 늘면서 1010조 돌파
5월부터 73조 규모 급증세…금리 인상 기조에 '역머니무브' 지속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금리 상승과 증시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가계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은행 예·적금 등 확정금리 상품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과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 등이 은행으로 빠르게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7일 기준 1010조37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005조2319억원에서 이달 들어 5조1403억원 더 늘어난 규모다.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은 5월부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7조5327억원, 6월 4조6837억원에 이어 7월에는 35조5401억원 급증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20조2920억원 늘면서 사상 첫 1000조원을 돌파했다. 5월부터 8월까지 넉 달 새 불어난 자금은 68조485억원에 달한다. 이달 17일까지 5조원 넘게 더 늘면서 73조1888억원 규모가 급증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17일 기준 4.009%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2.817%에서 올해 들어 1.192%포인트 뛴 수치다. 올 상반기 말과 비교하면 3.743%에서 0.266%포인트 더 오르며 4%를 넘어갔다.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긴축 기조에 들어갔다. 7월과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현재 3.00%로 진입했다.
은행권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인상을 반영해 수신상품 금리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대 중반까지 상승했고, 일부 상품은 최고 4%에 근접했다. 원금 손실 위험 없이 연 4%에 가까운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증시 활황기에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던 예·적금의 투자 매력이 다시 높아지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주요상품 금리는 3.3~3.45%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기준금리 인상 전까지 한동안 2.8~2.9%대를 이어가다가 3%를 넘어 일부 상품은 4%대까지 향해가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0.15∼0.6%포인트 인상했다. 1년 이상 2년 미만 만기 예금금리는 기존 3.2%에서 3.4%로 0.2%포인트 올라갔다.
신한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1년 만기 기준 기존 3.2%에서 3.4%로 0.2%포인트 인상됐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도 3.2%에서 3.3%로 0.1%포인트 올라갔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금리는 3.2%에서 3.4%로 0.2%포인트 인상됐다. 또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는 1년 이상 2년 미만 기준 최고 3.8%로 올라갔다.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금리도 3.25%에서 3.45%로 높아졌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은의 추가 인상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10월 금통위에서 3연속 상향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은이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수신 금리 상승 영향으로 인한 역머니무브 흐름도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