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드보라 인턴 기자 = 결혼을 앞둔 여성이 자신의 사진으로 만든 딥페이크 음란물이 제작·유포된 사실을 알게 돼 남자친구를 고소했지만, 수사 결과 범인은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SBS '뉴스헌터스'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해 7월께 모르는 인스타그램 계정으로부터 "남자친구를 믿느냐"는 내용의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받았다.
메시지에는 13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표시된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가 함께 담겨 있었다. 이른바 '여공방(여자친구를 공유하는 방)'으로 불린 해당 대화방에는 참여자들이 여자친구나 지인 여성의 사진과 개인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이용해 딥페이크 합성물을 만들어 성적으로 희롱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는 3년간 교제한 남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대화방에는 결혼 준비와 커플링을 맞춘 사실 등 남자친구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사적인 내용까지 올라와 있었다.
특히 대화를 주도한 인물의 닉네임 이니셜이 남자친구의 영문 이니셜과 같아 A씨의 의심은 더욱 커졌다.
A씨는 "너무 힘들고 제 일상 사진이 딥페이크가 됐다는 사실도 너무 충격이었다"며 "엄마랑 여행 갔던 사진도 딥페이크가 되니까 제 추억의 일부분이 딥페이크가 돼버린 것"이라고 토로했다.
A씨의 남자친구는 범행을 부인했다. 오히려 자신의 결백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를 수사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했고, A씨는 남자친구를 고소했다.
경찰이 남자친구의 디지털 기기를 압수해 포렌식을 진행했지만 범행과 관련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뜻밖의 인물이 용의선상에 올랐다. A씨가 사건으로 힘들어하는 동안 곁에서 위로하고 범인을 찾는 것을 도왔던 전 남자친구였다.
A씨의 변호인인 이창민 변호사에 따르면 전 남자친구는 A씨의 사진을 이용한 허위 영상물 제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A씨에게 접근해 범인을 찾는 과정을 돕는 척했다는 게 피해자 측 설명이다.
전 남자친구를 의심하게 된 단서는 SNS 계정에서 발견됐다. 사건과 관련된 SNS 익명 계정에서 확인된 전화번호 뒷번호가 전남자친구 어머니 번호와 일부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남자친구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거라며 A씨에게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한 사실도 단서가 됐다. A씨가 해당 앱을 설치한 이후 외부에 공유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보관하던 사진까지 유포됐다는 제보를 받은 것이다.
피해자 측은 관련 자료와 앱 데이터를 수사기관에 제출했고, 후속 수사를 통해 전 남자친구의 연루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다른 피해자들도 확인됐다. 검찰은 피해 여성 3명 가운데 2명은 피고인의 전 여자친구이며, 나머지 1명은 고등학교 후배로 범행 당시 만 18세였던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2025년 5월부터 11월까지 성적인 허위 영상물 19개를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고인은 허위 영상물 제작·유포 등 6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사건의 전모가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다. A씨가 확보한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화면에는 참여자가 13명으로 표시돼 있었지만, 수사기관은 나머지 참여자들의 신원이나 실제 존재 여부 등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피해자 측은 전했다.
피해자 측은 대화방에 등장한 나머지 참여자들의 신원과 피해자들의 사진·개인정보가 어디까지 유출됐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달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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