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北, 우리 정부에 '연락사무소 폭파' 446억 배상해야"(종합)

기사등록 2026/09/16 17:41:50

정부 차원 北 당국 상대 첫 손해배상 소송

"폭력적 방식으로 소유권 중대 침해" 주장

法, 청구액 전액 인정…北 항소 않으면 확정

다만 北 손해배상 이행 강제할 수단 없어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따른 손해를 우리 정부에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부가 북한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첫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다. 사진은 지난 2021년 9월 29일 오전 경기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북한 개성공단 일대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모습이 보이는 모습. 2026.09.16.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이윤석 기자 =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따른 손해를 우리 정부에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부가 북한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첫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김형철)는 16일 대한민국 정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북한이 정부에 446억2641만722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소송 비용도 북한이 부담하도록 했으며 정부가 판결을 가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2023년 6월 소송을 제기한 지 약 3년3개월 만에 나온 1심 판단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이같이 판단한 이유에 대해 "청구 원인 및 준비서면 기재와 같다"고만 밝혔다. 사실상 정부가 소송 과정에서 제시한 주장을 모두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재판부에 제출한 청구원인서에서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행위가 김여정 당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문과 조선중앙TV 보도 영상으로 증명된다며 이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폭파 해체한 이러한 행위는 원고 소유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헌법에 따라 북한은 대한민국 영토를 불법 점거하는 반국가단체로서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화 통일 원칙에 따라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가야 함에도 이를 위반했다고 했다.

헌법 전문에는 '평화적 통일의 사명'이 적시돼 있고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한다'고 정하고 있다.

정부는 "(연락사무소 건물은) 평화통일을 위한 상호간 신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징표"라며 폭파 행위가 판문점 선언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간 단순한 약정을 위반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간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로 평화통일 원칙에 위반한 위헌적 도발 행위"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폭파된 건물의 국유대장 장부상 가액에 감가상각을 반영해 손해액을 산정했다. 연락사무소 청사는 약 101억8000만원, 인접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는 약 344억5000만원으로 총 446억여원이다.

[서울=뉴시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데 따른 손해를 우리 정부에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부가 북한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첫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지난 2020년 6월 17일 보도하는 장면. 2026.09.16.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앞서 정부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를 중단하고 국가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지난 2023년 6월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같은 해 9월 개성공단에 설치됐다.

그러나 북한은 2020년 6월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다.

재판부는 북한에 소송이 제기됐다는 사실을 통상적인 방법으로 알리기 어려워 소장 등을 공시송달하는 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서류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없는 경우 법원이 게시판 등에 송달할 내용을 게재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류가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다.

북한은 재판 과정에 응하지 않았다. 북한이 항소하지 않을 경우 이번 판결은 그대로 확정된다.

다만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북한이 자발적으로 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낮고, 현재로서는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이행을 강제할 현실적인 수단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달 12일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통일부가 판결 이후 조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선고기일 연기를 요청하면서 이날로 미뤄졌다.

통일부는 이날 판결에 대해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남북대화가 재개되어 모든 남북 간 문제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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