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수십만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행세를 하며 수십억원대 명품 중고 사기를 저지른 피의자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해 경찰이 지명수배를 내렸다.
최근 SBS '뉴스헌터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30대 남성 박모씨는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4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린 성공한 여성 사업가 행세를 했다. 박씨는 국내에 몇 대 없는 희귀 외제차와 최고급 오피스텔 사진을 올리며 재력을 과시했다. 시가 3억원에 달하는 에르메스 가방이나 리차드밀 시계 등 고가 명품을 "2000만원에 처분한다"는 글을 올려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피해자들은 당초 의심을 품었으나 박씨의 과시용 게시물과 초기 환불 대응에 속아 넘어갔다. 한 피해자는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환불 요청에 쿨하게 응하는 모습을 보고 사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이후 열 차례 넘게 돈을 보냈으나 2년이 지나도록 물건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그를 성별과 재력을 모두 속인 범죄 방식에 비추어 '제2의 전청조'라 부르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50여명이며 전체 피해 금액은 45억원에 달한다. 수사 과정에서 여성 행세를 하던 박씨의 실제 신원이 남성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과거 별개의 카페 인수 관련 사기 혐의로 법정 구속됐으나 최근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경찰은 석방된 박씨를 상대로 명품 사기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영장 재청구로 재구속될 위기에 처하자 지난 8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 석방 후 박씨는 피해자들에게 "명품을 팔아 변제하겠다"고 연락했으나 이 역시 거짓이었으며 곧바로 자취를 감췄다.
피해자들은 도주를 막지 못한 수사기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항의에 경찰은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건이 있어 검사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검찰 측은 "별개 사건이라 관여할 부분이 없으며 경찰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해 책임 회피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은 도주한 박씨에게 지명수배를 내리고 조력자 여부 및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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