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을 '제2의 파리'로…30조 재건축에 르엘 출사표[르포]

기사등록 2026/09/16 09:00:00

목동 교육·자연에 파리 지성·예술 더한 '소르본'

호텔·문화 등 롯데그룹 역량 결집…'생활문화' 차별화

2·7·11·14단지 총력전…서남권 정비사업 거점 부상

[서울 =뉴시스 ] 이종성 기자 =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인근에 마련된 롯데건설 '르엘 라운지'. 2026.09.14. bsg0510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오늘 이 자리는 롯데건설이 목동 14개 단지에 출사표를 던지는 첫걸음입니다."

지난 14일 뉴시스 취재진이 방문한 롯데건설의 '목동 르엘 라운지'. 송강수 롯데건설 설계팀장은 이날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인근에 마련된 라운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입구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목동의 도심 숲을 연상시키는 공간 너머로 카페테리아가 나타났다. 김환기와 김창열 등 작가의 작품과 함께 대형 스크린에서는 빈센트 반고흐와 클로드 모네의 작품을 인공지능(AI)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가 흘러나왔다.

롯데건설은 교육과 자연, 예술을 하나의 공간에 담아 앞으로 목동에 들어설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의 주거문화를 미리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목동 재건축을 겨냥한 '소르본 프로젝트'도 처음 공개됐다. 지난 40년간 형성된 목동의 교육도시라는 정체성과 자연환경에 프랑스 파리 라탱지구의 지성과 예술, 문화를 더한다는 구상이다.

송강수 팀장은 "롯데건설은 목동의 2·7·11·14단지에 집중하고 있으며 네 군데 모두 총력전을 벌일 것"이라며 "수주에 성공할 경우 4개 단지 모두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오목교역과 신정동 학원가 인근에 각각 '르에스트(L'est)'와 '르웨스트(L'ouest)' 라운지를 마련하고 조합원뿐 아니라 목동 주민 전체에도 문을 열기로 했다. 목동 전역에서 르엘 브랜드를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 목동 교육·숲에 파리 지성·예술 더한 '소르본 프로젝트'

롯데건설이 소르본 프로젝트를 내세운 것은 목동이 가진 교육도시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목동은 1980년대 계획도시로 조성된 이후 주거와 교육, 상업과 녹지가 함께 성장했다.

권동혁 롯데건설 도시정비팀 그룹장은 "목동은 우수한 학교와 학원, 교육에 대한 높은 수요가 다시 주거 수요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렇게 40년이라는 시간이 축적되면서 이제는 목동과 교육이라는 단어를 떼어놓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목동이 40년 동안 만들어온 교육도시의 자부심을 다음 세대로 이어나가기 위해 소르본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교육과 함께 목동의 또 다른 자산으로 자연환경에 주목했다. 기존 목동 신시가지는 넓은 보행공간과 녹지, 가로수와 공원이 어우러진 계획도시다. 롯데건설은 이 같은 장점을 재건축 이후에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프랑스 파리 라탱지구에서 프로젝트의 모티브를 가져왔다. 라탱지구에는 오랜 학문적 전통을 가진 '소르본대'와 대규모 녹지인 '뤽상부르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지성과 문화, 자연이 한 지역에서 오랜 기간 함께 성장했다는 점에서 목동과의 접점을 찾았다.

목동에는 1986년 한불 수교 100주년을 계기로 조성된 파리공원이 있다는 역사적 연결고리도 있다.

권 그룹장은 "목동에는 교육, 가족, 녹지, 나무라는 정체성이 있고 파리 라탱지구에는 지성과 인문, 예술, 문화가 있다"며 "목동의 교육과 숲에 파리의 지성과 예술을 더하는 것이 소르본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소르본대와 제휴를 맺거나 아파트 단지명을 정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소르본이라는 이름이 오랜 기간 상징해온 학문과 지성, 문화의 가치를 목동의 주거문화에 접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이를 ▲목동의 정체성을 이어받은 미래의 숲 ▲예술이 일상이 되는 아파트 ▲지식이 일상이 되는 주거 ▲하이엔드 주거의 완성 등 네 가지 주제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대형 라이브러리와 북카페, 프리미엄 학습공간, 에듀케어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육을 단순한 부대시설이 아닌 주거 콘텐츠로 만들고, 미술 작품과 미디어아트, 음악·문화 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서울=뉴시스] 이종성 기자 =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인근에 마련된 롯데 건설 '르엘 라운지' 2026.09.14. bsg0510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호텔·문화까지 한곳에…롯데그룹 역량 결집

롯데건설이 다른 건설사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운 것은 그룹사가 보유한 콘텐츠다.

롯데건설은 기존 하이엔드 아파트 경쟁이 좋은 입지와 차별화된 외관, 대규모 커뮤니티, 고급 수입 마감재 등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실제 거주자가 어떤 교육과 문화, 서비스를 경험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주택 공급과 고층·대단지, 브랜드 아파트, 커뮤니티, 하이엔드에 이은 '6세대 주거문화'로 규정했다. 외관과 마감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교육과 문화, 예술, 서비스를 일상에서 경험하는 '생활문화'가 하이엔드 주거의 새로운 경쟁 기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롯데호텔의 서비스 경험과 롯데문화재단의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 그룹사가 가진 역량을 주거에 접목한다.

권 그룹장은 "롯데만의 가장 큰 강점은 그룹사"라며 "호텔에서 경험한 서비스의 품격과 롯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롯데그룹사의 역량을 프로젝트에 녹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단지에 맞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고 거기에 맞는 설계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향후 좀 더 구체적인 계획으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컨시어지와 웰니스, 스마트 기술, 미래 모빌리티 등을 결합해 하이엔드 주거의 범위를 서비스와 운영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찾은 라운지도 이 같은 구상을 미리 보여주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반고흐와 모네의 작품을 르엘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 명화와 클래식 음악을 결합한 문화 프로그램도 시연했다.

롯데건설은 앞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에서 '맨해튼 프로젝트'를 내세운 데 이어 목동에서는 '소르본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특성에 맞춘 하이엔드 주거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송파구 아파트 최초로 적용한 '잠실 르엘' 스카이브릿지.

◆ 30조 목동에 '르엘' 깃발…4개 단지 총력전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는 기존 2만6629가구, 392개동 규모로 이뤄졌다. 전체 예상 공사비만 약 30조원에 달하는 서남권 초대형 정비사업 시장이다.

롯데건설은 당초 14개 단지 전체를 수주 대상으로 검토했다. 현재는 2·7·11·14단지 등 4곳으로 대상을 좁혀 수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통상 내부 브랜드관리위원회의 엄격한 기준을 거쳐 르엘 적용 여부를 결정하지만 목동은 서울을 대표하는 대규모 주거지이자 교육·생활 인프라를 갖춘 핵심지라는 점을 고려해 전단지 르엘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송강수 롯데건설 설계팀장은 "롯데캐슬은 회사 표준에 따라 외관이 정해지는 반면 르엘은 각 개성과 콘셉트에 따라 외관이 디자인된다"며 "소르본 프로젝트라는 하나의 콘셉트가 있지만 4개 단지가 각각 다른 디자인과 독특함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 재건축이 시공사 선정 단계에 접어들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6단지는 DL이앤씨가 목동 신시가지 가운데 처음으로 시공권을 확보했고, 10단지는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롯데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등 주요 대형 건설사들도 목동 내 사업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압구정과 성수 등 서울 핵심 정비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상당 부분 진행되면서 목동은 대형 건설사들의 새로운 수주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목동은 14개 대단지가 한 생활권에 밀집해 순차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만큼 한 곳에서 확보한 수주 실적과 브랜드 인지도가 후속 단지 수주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첫 수주가 인접 단지로 사업을 확장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목동 신시가지뿐 아니라 신정동과 신월동 등 인접 지역에서도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향후 서울 서남권을 넘어 1기 신도시에서도 정비사업이 본격화할 예정인 만큼 대형 건설사들이 목동에서 쌓는 수주 실적과 브랜드 경쟁력이 향후 정비사업 시장에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개별 단지의 시공권 확보를 넘어 목동의 교육과 자연이라는 지역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권 그룹장은 "목동 14개 단지는 각 단지마다 사업성이 다르고 향후 조합원들이 생각하는 분담금 규모도 다르다"며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향후 미래 가치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가치는 일반분양가와 연결되고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를 생각했을 때 교육과 자연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목동의 미래 가치에 집중하고 거기에 맞는 시설을 기획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총 4만7000여가구, 약 30조원 규모의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4개 단지 재건축 수주전이 올해 본격화할 전망이다. 선두인 6단지는 지난달 시공사 입찰 공고와 현장 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bsg05107@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