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때우는 음식은 옛말"…중국 MZ 사로잡은 '프리미엄 라면'

기사등록 2026/09/15 22:33:37 최종수정 2026/09/15 22:38:24
[서울=뉴시스] 중국에서 라면에 고급 식재료를 더해 한 끼 식사처럼 즐기는 젊은층이 늘면서 라면 시장의 고급화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중국에서 라면이 단순히 저렴하게 끼니를 때우는 음식을 넘어 젊은층의 '프리미엄 한 끼'로 자리 잡고 있다. 배달 음식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고급 제품과 다양한 토핑을 더한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자커(ZAKER)에 따르면 2025년 중국 라면 시장 규모는 1849억9000만 위안(약 37조원)으로 전년보다 7.9% 증가했다. 캉스푸의 올해 상반기 라면 사업 매출은 137억3300만 위안, 통일식품의 식품 사업 매출은 56억3400만 위안을 기록했다.

특히 라면은 심야 시간대 젊은층이 찾는 대표적인 간편식으로 자리 잡았다. 저녁과 심야 시간대가 간편식 소비의 최고점으로 각각 34%, 16%를 차지했으며, 야식으로 라면을 선택한 소비자는 52%로 간편 훠궈(28%)와 간편 쌀국수(30%)보다 많았다.

라면을 먹는 장소는 집이 31%로 가장 많았고 기숙사 17%, 기차·고속철도 16%, 사무실 11% 등이 뒤를 이었다.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야근이나 공부를 마친 뒤 자신에게 작은 보상을 주는 음식으로 라면을 소비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라면의 고급화는 가격에서도 드러난다. 2025년 1~11월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라면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지만 판매량은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판매량보다 판매액이 크게 늘면서 소비자들이 더 비싼 제품을 선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캉스푸의 고가 봉지라면 매출은 올해 상반기 52억59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으며 전체 라면 매출의 38.3%를 차지했다. 중가 봉지라면 매출도 14억1000만 위안으로 7.8% 늘었다. 5위안 이상 중·고가 라면의 비중은 약 48%에 달했으며, 중·고가 제품의 연평균 성장률은 11.6%로 저가 제품의 4.8배 수준이었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라면에 각종 고급 재료를 넣어 먹는 방식도 유행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홍슈의 라면 관련 '꿀조합' 콘텐츠 조회수는 31억6000만 회에 달했다. 치즈와 계란, 런천미트는 물론 우삼겹과 새우, 게 등을 넣어 라면을 한 끼 요리처럼 즐기는 방식이다. 일부 소비자는 5위안 안팎의 라면에 수십 위안 상당의 고기와 재료를 추가하기도 한다.

기업들도 이런 소비 변화를 겨냥해 제품 고급화에 나서고 있다. 통일식품의 '만한대찬'과 '치황' 등 고가 제품의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으며, 캉스푸 역시 고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닛신식품과 삼양식품 등 해외 라면 업체들도 지난해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라면 시장의 성장이 판매량 증가보다는 가격 인상과 제품 고급화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중국 본토와 홍콩의 라면 수요량은 2020년 463억6000만 개에서 2023년 422억1000만 개로 감소했다가 2024년 438억 개로 소폭 반등했다.

배달 음식과 밀키트, 뤄쓰펀(달팽이 쌀국수), 간편 쌀국수, 즉석 훠궈 등 대체 간편식과의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라면 업체들이 높아진 가격을 정당화하려면 단순한 포장과 마케팅을 넘어 소비자가 반복해서 찾을 만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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