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압력,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어"
'동결 주장' 황건일 "기조적 여부 확인해야"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배경에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금융통화위원(금통위)들의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은이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 동결을 주장한 황건일 금융위원을 제외한 모든 금통위원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한 금통위원은 "물가 상승률이 이미 목표 수준을 상회하고 있고, 향후에도 강한 성장세에 따른 기조적 물가 압력으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전망이며, 주택 가격과 가계대출 관련 리스크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여건에서는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가 등 거시 경제 안정을 달성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정책 운용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킴으로써 물가 압력이 커진 이후에 대응하는 경우에 비해 우리 경제가 치러야 할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기준금리 운용은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물가 압력과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중 유동성은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물가 상승세의 확산을 차단하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기준금리를 인상해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짚었다.
금리 인상에 뜻을 모은 나머지 금통위원들도 기조적 물가의 상방 압력, 성장 호조세, 금융 불균형 누증 등을 고려하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금리 동결을 주장한 황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조정시 나타날 수 있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 변화, 양극화 심화 양상 및 취약 부문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최근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환율 흐름 속에서 수요 측 압력에 의한 물가 오름세가 기조적일지 여부를 좀 더 확인하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리밸런싱 수요 일부 있지만 과거와 다를 것"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를 흔든 외국인 투자자들의 리밸런싱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다.
한 금통위원이 8월 주가 수준에서 리밸런싱이 마무리된 것으로 볼 수 있을지를 묻자 관련 부서는 "최근의 주가 반등에 따른 리밸런싱 수요가 일부 있어 보이나, 과거에 주가 급등 과정에서 리밸런싱이 상당 부분 이뤄진 만큼 주가가 이전 수준을 회복해도 유출 규모는 예전에 비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신규 유입 자금의 경우에도 투자 자금의 성격을 감안할 때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단기간 내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해외 상장 국내 주식 레버리지 상품이 국내 주식 변동성을 확대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는데, 다른 국가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인지를 관련 부서에 질의했다.
이에 관해 담당 부서는 "최근 국내 주가 변동성이 주요국에 비해 높았던 배경에는 AI 관련 반도체 산업 성장성에 기반한 국외에서의 레버리지 투자 확대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대답했다.
이어 "해외 상당 레버리지 상품 운용사와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맺은 글로벌 IB가 국내 파생상품시장을 통해 헤지 거래를 확대하며 국내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다"며 "일부 해외 헤지펀드 등의 레버리지 기반 국내 주식 투자 및 청산도 국내 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한편 엔화 약세와 관련해 "일본의 재정 우려 및 이에 따른 엔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일본 외환당국의 추가 시장 개입 가능성, 장기금리 변동성 확대 등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련 부서의 언급이 나왔다.
해당 부서는 "국내 금융시장에 유입된 일본 자금은 외국인 전체 투자 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더라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청산 속도가 빠르다면 국내 주가가 하락하거나 원화가 엔화에 동조돼 강세 보이는 등 간접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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