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한 차례 거래 무산 후 브로커 통해 거래 시도
당초 브로커가 거래 나갈 예정…피해자로 급히 바뀌어
[파주=뉴시스]우은식 기자, 고해람 나지현 인턴기자 = 파주 '냉동창고 살인'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모(39)씨가 피유인자 살해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된 가운데 촬영용으로 제작한 상품권을 실제 판매하고 유통하려 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가 집중되고 있다.
살해 당한 피해자 A씨가 애초에는 위조 상품권 거래에 연루돼 있지 않았고, 사건 발생 전날 피의자 신 모씨가 브로커 B씨에게 연락해 여성이 나오도록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B씨가 위조상품권 유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4일 '냉동창고 살인 사건' 언론 브리핑을 통해 피의자 신 모 씨와 피해자 A씨, 상품권 브로커 B씨가 상품권 거래를 매개로 얽히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신씨와 A씨는 범행 당일 B씨를 통해 파주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B씨는 신씨의 범행 이전부터 신씨를 알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지난달 7일 제 3자를 통해 신씨를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씨는 지난 7월 위조상품권 판매를 시도했으나 매수자를 구하지 못해 한 차례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새로운 매수자를 찾는 과정에서 브로커인 B씨를 만나 상품권 거래를 다시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상품권 거래 현장에는 B씨가 직접 나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씨가 B씨에게 자신이 섭외해온 상품권 매도자가 여성이어서 거래 장소에 여성이 와주길 원한다고 말하며 B씨 대신 여성을 보내달라고 요구했고, B씨는 자신을 대신해 지인인 60대 여성 피해자 A씨를 신씨가 운영하는 카페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신씨가 B씨에게 언급한 상품권 매도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인물이었다. 피의자 신씨가 자신도 중간 거래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물건을 넘기고 빠르게 거래를 성사시키려 계획을 짠 것으로 보인다.
즉 진품이 아닌 가짜가 들통나더라도 '자신은 보관만 했을 뿐이라며 제작과정은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려고 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경찰은 또 “(신씨가 B씨에게 중간책을 바꾸자고 요구한) 시점이 다급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초기에는 피해자 A씨가 상품권 진위 여부 감정을 부탁 받고 현장에 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추가 수사 결과 A씨는 상품권 감정 전문가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씨는 상품권 거래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 채 카페를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일 A씨는 신씨와 함께 냉동창고에 들어갔다. A씨는 지시받은 대로 냉동창고 안에서 영상통화 기능으로 상품권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신씨가 어떤 이유에선지 혼자 냉동창고를 빠져 나와 창고 문을 잠그고 A씨를 가뒀다.
신씨는 또 A씨 감금 전후 A씨의 휴대전화로 B씨와 짧은 시간 영상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영상 통화 시점이 감금 전인지 후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신씨는 창고로 가기 전 A씨의 휴대전화를 차안에 두고 내리도록 했다고 진술한 바 있는데, 어떤 이유로 피해자의 전화로 영상통화를 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신씨가 B씨 대신 여성을 요구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다만 A씨가 전문적인 상품권 감정사가 아니었던 점, 신씨와 일면식이 없었던 점이 신씨가 중간책을 바꾸는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B씨를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해 구체적인 상품권 거래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B씨가 상품권 매수자로 내세웠던 자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실제 자금이 준비됐었는지는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신씨를 피유인자살해와 유가증권 위조·행사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기타 유가증권 위조 행사 혐의는 계속 수사중에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sw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