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국 투자자 제기 수천억대 'ISDS 불복' 소송 최종 승소

기사등록 2026/09/13 14:00:00

국내서 불법 대출 받고 유죄·민사소송 패소

최초 2조원대, 최종 2600억원대 규모 분쟁

2024년 정부 승소…중국인 취소 신청 '불복'

최종 승소하며 종결…소송비용도 환수 결정

[과천=뉴시스] 홍효식 기자 = 우리나라 정부가 국내에서 불법 대출을 받은 뒤 빚을 갚지 않아 담보를 잃은 중국인 투자자가 제기한 수천억 원 규모의 국제투자분쟁 사건에서 6년여 만에 최종 승소했다. 사진은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법무부 모습. 2026.09.1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우리나라 정부가 국내에서 불법 대출을 받은 뒤 빚을 갚지 않아 담보를 잃은 중국인 투자자가 제기한 수천억 원 규모의 국제투자분쟁 사건에서 6년여 만에 최종 승소했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전날 중국인 투자자 민모씨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 해결 절차(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사건의 판정 취소 절차에서 한국 정부 승소 취지인 청구인 전부 기각 결정을 내렸다.

민씨는 2024년 5월 중재판정부로부터 원 중재 소송에서 패소하자 그해 9월 불복해 ICSID에 판정 취소를 신청했지만 2년여 만에 모두 기각된 것이다.

민씨는 한국 정부가 들인 취소 절차 소송 비용 약 15억1283만원과 이에 대한 이자 등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

민씨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빌딩을 구입하려 2007년 국내에 '파이코리아(백익인베스트먼트)'를 세운 후 우리은행으로부터 매입 자금 3800억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조달했으나 이후 이를 갚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2014~2015년께 담보로 받은 해당 회사 주식을 처분했고, 민씨는 이를 다투며 2013년 7월 민사소송을 냈지만 2017년 7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민씨는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은행 임직원에게 금품과 이익을 약속, 공여한 혐의로 형사 기소돼 2017년 3월 유죄 판결을 확정받기도 했다.

이에 민씨는 2020년 8월 우리은행이 담보로 잡힌 자기 회사의 주식을 매각한 행위와 한국 사법부의 민·형사재판, 정부의 수사 과정을 문제삼아 ISDS를 제기했다.

한국 정부와 사법부가 한-중 투자협정을 위반해 회사의 주식을 부당하게 박탈하고, 수사·재판 과정에서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거나 부당한 판단을 내놨다는 주장이다.

민씨는 중국 소재 빌딩의 시가가 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등 최초 약 2조원에 달하는 소송을 냈다가, 최종적으로 청구액을 약 2641억원으로 감축했다.

정부는 민씨의 파이코리아 설립 및 주식 취득이 우리은행 임직원에 대한 금품 공여로 대출을 조달하려는 불법적 계획의 일부인 만큼, 한-중 투자협정에 따른 보호를 받는 투자가 아니라 ISDS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다퉜다.

원 ISDS 사건을 심리한 중재판정부는 2024년 5월 한국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관할권이 없다는 취지로 민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 전액 지급을 명했다.

해당 중재판정부의 원 사건은 우리 정부가 ISDS 사건에서 본안 심리절차까지 수행해 승소한 첫 사례였다.

민씨는 ICSID 취소위원회에 원 판정의 취소를 신청하며 중재재판부가 ▲관할권 부당 부정 ▲투자 불법성 입증 등 절차 규칙 위반 ▲양국 투자협정을 한국 정부에게 유리하도록 확장 해석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ICSID 취소위원회는 재차 우리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민씨의 세가지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부는 관계 부처로 구성된 국제투자분쟁대응단과 법무법인 율촌 등 정부 대리 로펌, 학계 등 외부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업해 2년여 동안 취소 절차에 대응했다.

법무부는 "국내법상 위법한 투자는 ISDS에서 보호받지 못한다는 원칙을 다시금 공고히 했다"며 "한국의 민·형사상 사법절차로 판단된 사건을 ISDS를 통해 뒤집으려는 시도를 성공적으로 방어해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향후 소송비용 환수에 최선을 다하고, 청구인 측과 협의해 취소결정문 등을 최대한 공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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