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갱내에서 가혹한 노동 종사"
韓외교부 "핵심 쟁점 합의 안돼 불참"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니가타현 사도광산에서 희생된 노동자를 기리는 추도식에서 3년 연속으로 강제노동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3년 연속 불참했다.
도쿄신문, 서일본신문, 사가신문 등이 교도통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12일 사도시 공민관에서 열린 '사도섬 금산(金山)' 추도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하마모토 유키야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은 "조선반도(한반도) 출신 노동자들은 전쟁 중 갱내(坑內)라는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힘든 노동에 종사했다. 안타깝게도 이 땅에서 목숨을 잃은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추도식에서 오카노 유키코 당시 국제문화교류심의관이 읽은 "한반도에서 온 노동자들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사회 상황 속이라고 해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에 종사했다"와 사실상 같은 문장으로,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24년 11월 열린 첫 추도식에서도 이쿠이나 아키코 당시 정무관을 통해 "한반도에서 온 노동자가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 하에서 힘든 노동에 종사했다. 가신 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모든 분들을 애도한다"는 입장을 냈다.
추도사에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해온 한국 정부는 3년 연속 추도식에 불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8일 "정부는 올해 추도식이 온전히 개최될 수 있도록 일측과 진지하게 협의를 이어왔으나 핵심 쟁점에 대해 상호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으며, 이에 따라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일본 정부 측에 "우리 정부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의 관련 결정에 주목하며, 일측이 결정상 권고를 충실하고 완전하게 이행해 나가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사도광산은 니가타현 사도섬에 위치한 금·은 광산으로, 에도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일본 최대 금 생산지로 운영됐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인 노동자 수천명이 강제 동원돼 열악한 환경에서 노역을 하며 희생자가 다수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2024년 7월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모든 노동자'를 기리는 추모식을 매년 개최하고 관련 전시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일본 측 약속을 평가하며 등재에 동의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한국 정부의 핵심 요구인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 언급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았고, 이에 한국은 2024년, 지난해 추도식에 불참하고 자체 추모 행사를 열었다. 올해도 자체 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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