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현금으로 주던 추석 상여금…올해는 상품권?[직장인 완생]

기사등록 2026/09/12 08:00:00 최종수정 2026/09/12 08:06:16

명절마다 50만원…올해는 회사 사정에 상품권 대체 통보

규정·관행 따라 지급 의무…임금이면 현금 지급 원칙

법령·단체협약상 예외 있어야…취업규칙만으론 안 돼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5년차 직장인 A씨는 매해 설과 추석마다 상여금으로 50만원을 받아왔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부모님 용돈에 보탤 수 있어 요긴하게 쓰던 돈이다. 그런데 올해는 회사 사정이 어렵다며 현금 대신 상품권으로 지급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자사 쇼핑몰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이라는 것. 평소 자사 제품을 살 일이 거의 없는 A씨는 당황스럽다. 액면가는 같지만 사용처가 제한돼 현금과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직장인들이 기다리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명절 상여금이다. 상여금은 통상 매달 받는 기본급 외에 별도로 지급되는 금품을 뜻하는데, 그 중에서도 명절 상여금은 흔히 '떡값'으로도 불린다.

그렇다면 명절 상여금은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돈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근로기준법은 명절 상여금의 지급 여부나 금액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다. 명절에 상여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회사가 지급하기로 미리 정해놓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단체협약 등에 명절 상여금의 지급 기준이 명시돼있다면 회사는 그 기준에 따라 상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명시적인 규정이 없어도 매년 일정한 시기에 일정 금액을 지급해온 관행이 있었다면 지급 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

A씨 역시 설과 추석마다 50만원씩 받아왔다. 이러한 지급이 회사 규정이나 확립된 관행에 따른 것이라면 올해도 회사에 지급 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상여금이라면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한다.

이때 회사가 현금 대신 상품권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은 아무 문제가 없을까?

결론적으로 말해, 임금에 해당하는 상여금이라면 원칙적으로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을 통화로 근로자에게 직접 전액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상품권은 액면금액이 표시돼 있더라도 통화가 아니다. 자사 쇼핑몰 상품권뿐 아니라 백화점 상품권 등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현금 50만원 대신 같은 금액의 상품권을 줬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적법하게 지급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를 상여금 대신 '명절 선물'이라고 한다고 해서 지급 성격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다면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단체협약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측이 체결하는 협약으로, 회사가 정하는 취업규칙과는 다르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2020년 간식비의 상품권 지급에 관한 행정해석에서, 해당 금품이 임금이라면 취업규칙 변경만으로 상품권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의 상여금이 임금에 해당한다면 상품권 지급을 허용하는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근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근거 없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지급 방식을 바꾼 것이라면 현금 지급을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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