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론 깨고 '세대교체' 택한 KB금융…최연소 행장 출신 이재근 발탁

기사등록 2026/09/11 19:25:25 최종수정 2026/09/11 19:57:21

양종희 현 회장 연임 대신 이재근 부문장 선택

"성장동력 확보 위해 세대교체 필요한 시점"

[서울=뉴시스]KB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된 이재근 부문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2026.09.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후보로 이재근(60) KB금융지주 글로벌·WM(자산관리)·SME(중소기업금융) 부문장을 낙점했다. 양종희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금융권의 예상을 뒤엎고 변화와 세대교체를 선택했다.

11일 KB금융에 따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지난 6월 2일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앞서 KB금융 회추위는 내외부 인사 각 10명씩 포함된 롱리스트 20명을 각 6명씩, 총 12명으로 압축한 뒤 1차 숏리스트 6명, 2차 숏리스트 3명으로 후보군을 좁혀가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왔다.

회추위는 이날 숏리스트 3인에 오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양 회장, 이 부문장(가나다순)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현직 회장 연임 예상 깨고 이재근 부문장 발탁

이번 인선은 KB금융이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현직 회장의 연임 대신 새로운 리더십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의 경영 성과를 토대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KB금융은 양 회장 취임 이후 순이익 5조원을 2년 연속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6조원대 진입도 눈앞에 뒀다.

특히 지난 3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까지 연이어 연임에 성공하면서 양 회장 역시 연임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과 달리 이 부문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금융권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과 경영승계 절차 등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 온 만큼 이러한 기조가 이번 인선에 변수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뉴시스]KB금융그룹 건물 전경사진. (사진=KB금융 제공). 2025.02.05. photo@newsis.com

KB금융 회추위는 사전에 정한 회장 자격요건에 따라 후보자들을 심도있게 검증하고 최종 투표를 통해 이 부문장을 적임자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연임보다는 세대교체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방점을 뒀다는 의미다.

◆'정통 KB맨' 재무·전략통…세대교체의 상징

이 부문장은 30년 넘게 KB에서 경력을 쌓아온 '정통 KB맨'으로,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1966년생으로 서울고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한 뒤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과 재무기획담당 상무,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와 영업그룹대표 부행장 등 지주와 은행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22년 시중은행장 중 최연소인 만 55세의 나이로 KB국민은행장에 올라 '세대교체의 상징'으로 주목받으며 3년간 은행을 이끌었다. 지난해부터는 KB금융 부문장으로 글로벌·자산관리·중소기업금융 부문을 총괄해 왔다. 행장 재임 3년간 은행의 이익 체질 개선을 통해 리딩뱅크 탈환의 토대를 마련했고, 그룹 부문장을 지내면서 글로벌 부문과 자산관리 부문 등의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문장은 앞으로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와 생산적 금융 확대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앞서 KB금융은 2027~2029년 중장기 경영전략으로 자산관리(WM)·연금 사업모델 재설계, 중소법인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그룹 기업투자금융(CIB)·자본시장 협업 확대, 보험 비즈니스·투자운용 역량 강화, 그룹 인공지능(AI) 전환 가속화 등 5대 핵심 어젠다를 제시한 바 있다.

기업금융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주요 과제다. 이 부문장이 최근까지 그룹의 SME 부문을 직접 총괄해온 만큼 중소법인 경쟁력을 높이고 단순 대출을 넘어 투자와 기업 자금조달 등으로 수익 기반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사업 경험과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해외 사업을 연계해 글로벌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책으로 꼽힌다.

이 부문장은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회장으로 선임되면 2029년 11월까지 3년간 KB금융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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