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눈', 안저사진 AI 분석해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
건강검진에 도입…증상 없어도 위험군 선별 가능
지난 3일 찾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심혈관센터. 기자가 평소 건강검진을 하듯 안저 검사를 시행하자 하자, 약 2분 만에 인공지능(AI)이 망막 내 혈관을 분석해 현재 심혈관질환위험도를 점수로 환산해 알려줬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나이대별 평균 위험점수와 나의 위험도를 비교할 수 있는 수치와 향후 10년 후 예상되는 심혈관질환 위험점수까지 파악해 그래프로 보여줬다.
이는 의료 AI 업체 메디웨일이 개발한 닥터눈(Dr. Noon)이다. 닥터눈은 심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에 권장되는 심장 CT(컴퓨터단층촬영) 관상동맥석회화지수를 기반으로 국내 망막 영상 데이터 약 6만여장을 AI가 딥러닝해 망막의 구조와 혈관을 분석,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심혈관 사망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해 준다.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 진단은 경동맥초음파와 심장CT, 관상동맥CT 등 검사를 통해 관상동맥석회화지수(CACS) 등을 파악해 내리는데 이런 검사는 방사선 노출이나 많은 시간, 높은 비용 등 문제로 매번 하기엔 무리가 크다. 반면 닥터눈은 이런 복잡한 과정 없이, 안저 사진 한장으로 단 몇 분 만에 심혈관질환 위험도 파악이 가능하다.
여요환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 AI가 안구 안쪽의 미세한 혈관 변화까지 보기 때문에 의료진이 육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망막병증과 심혈관질환 위험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며 "심혈관질환은 일단 발생하면 일분일초를 다투는 응급질환인데 질환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약 복용이나 생활습관 교정 등으로 관리하면 질병 뿐 아니라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 특별한 증상이 없었던 50대 후반 남성 A씨는 그동안 건강검진에서 큰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최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종합건강검진을 통해 AI 안저검사 닥터눈을 받았다. 검사 결과 향후 5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A씨는 이후 전문의 상담을 받고 혈액검사와 심전도, 관상동맥 CT 등 추가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성 변화가 확인됐다. A씨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금연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필요한 혈압, 콜레스테롤 조절과 정기 추적관리를 시작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과 한림대성심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지난해 7월부터 종합건강검진에 안저검사시 기본으로 AI 기반 안질환 및 심혈관질환 위험도 분석 솔루션인 닥터눈을 도입했다. 도입 이후 올해 8월 말 현재까지 누적 검사 건수는 모두 7165건이다.
닥터눈은 양쪽 눈의 망막을 촬영한 안저사진을 AI가 분석해 주요 안질환 유무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평가하는 검사다. 검사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눈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살펴볼 수 있는 이유는 망막에 미세혈관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망막혈관은 혈관의 형태와 변화를 직접 관찰할 수 있어 전신 혈관 상태를 살펴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닥터눈은 안저사진에 나타난 혈관의 특징을 AI로 분석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저위험군, 중등도위험군, 고위험군 등으로 분류한다.
특히 A씨처럼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추가적인 심혈관 평가가 필요한 위험신호를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닥터눈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고 해서 심혈관질환이 확진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기저질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흡연 여부, 체중, 가족력 등 기존 위험요인과 다른 검사결과를 함께 살펴본 뒤 필요한 추가검사를 결정해야 한다.
반대로 저위험군으로 확인됐다고 해서 기존에 복용하던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등을 임의로 중단해서도 안 된다. AI 안저검사는 심혈관질환을 직접 확진하거나 치료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하는 검사가 아니라 개인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추가적인 관리가 필요한 사람을 선별하는 보조적인 검사이기 때문이다.
여요환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본인의 위험도를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평소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고혈압·당뇨·고지혈증·흡연·가족력 등 위험요인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AI 안저검사를 통해 자신의 위험도를 한 번 더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매년 당뇨병 합병증을 살펴보기 위해 시행하는 안저검사와 동시에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함께 추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 교수는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확인되면 이를 계기로 전문의 상담과 필요한 추가검사를 받아 위험요인을 조기에 관리할 수 있다"며 "다만 검사 결과는 어디까지나 위험도 평가이므로 고위험군이라고 해서 반드시 질환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저위험군이라고 기존 질환 관리나 약물치료를 임의로 중단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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