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도피 의혹' 윤석열, 1심서 무죄…"대통령 인사권 행사"

기사등록 2026/09/11 15:21:42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해 해외로 도피케 한 혐의

법원 "도피 목적이 아닌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

박성재·조태용·심우정 등 피고인들도 전부 무죄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출국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 2025.09.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출국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11일 범인도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 대해 '공수처에서 논란되는 사람' 정도로 추상적으로 인식하는 데 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형사 처벌이 구체화된 범죄로 인식하지 않고 공수처 수사를 저지 및 방해하려는 의사를 추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가 원수로서 고유한 권한을 갖고 이 전 장관을 대사로 임명한 경위를 보면 호주대사가 도피 목적은 아니고 인사권 행사 일환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며 "결국 임명 행위가 누군가 범인을 도피시키려고 이뤄진 측면만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호주대사 임명이 범인을 도피하게 하는지도 의문"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출국시키려고 인사 절차를 형식적으로 진행하라거나 출국금지를 해제하라고 부당하게 지시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했다.

아울러 "나머지 피고인 개별 행위 역시 통상적 직무수행 일환으로 볼 여지가 있을 뿐"이라며 "상호 간 도피를 암묵적 기능적 동의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어서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범인도피 혐의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비서관,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역시 범인도피에 가담했다고 볼 수 없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피의자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기 위해 호주대사에 임명한 뒤 출국·귀국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로 순직해병 특검팀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공모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과 심 전 총장 등 법무부, 국가안보실, 대통령실 인사 등도 함께 기소됐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발생한 해병대원 사망사건 조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장관직 탄핵을 추진하자 같은 해 9월 사임했다.

사임 5개월 만인 이듬해 3월 호주대사에 전격 임명된 후 호주로 출국했으나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11일 만에 귀국했고, 대사에 임명된 지 한 달도 안 돼 같은 달 사임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이른바 'VIP 격노' 전화를 받은 이 전 장관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가 진전되면 자신도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을 우려해 호주대사 임명을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jud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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