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협박 같은 요청, 거절 어렵지만 전투병은 안 돼"…전문가들 호르무즈 파병 신중론

기사등록 2026/09/12 08:00:00 최종수정 2026/09/12 08:12:24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의 박현도 교수·성일광 교수

[서울=뉴시스]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에 대해 전문가들이 한국이 취할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 출처=유튜브 채널 '머니인더트랩' 캡처)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대응에 한국의 참여를 요구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한국의 대응 방향을 두고 견해를 밝혔다.

지난 10일 구독자 9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머니인더트랩'에는 '"한국군 파병하면 안 됩니다" 호르무즈에 군대를 보내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의 박현도 교수와 성일광 교수가 출연해 미국과 이란의 충돌을 비롯한 중동 정세와 한국의 대응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태현 기자는 "트럼프가 연일 호르무즈에 파병을 해라 이렇게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한국 원유 수입의 약 70%가 중동에서 들어오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막힐 경우 한국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군사적 파병을 통한 해결 가능성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국군의 파병이 오히려 공격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전투 병력이 파견되면 반드시 침몰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 교수는 "비전투 병력이나 기뢰 제거 등 제한적인 임무를 맡더라도 이란이 미국에 동참하는 세력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어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파병 방식과 명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과거 베트남전과 이라크 파병 사례를 언급하며 이라크 파병은 국제 질서와 국제 협약에 따른 공식적인 절차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 교수는 현재 미국의 요구는 압박에 가까운 형태라며 "이번에는 협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관계에서 다른 국가에 이 같은 방식으로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다만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기만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성 교수는 "한국이 미국과 이란 가운데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미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한국이 이번에 파병할 경우 향후에도 추가적인 군사적 역할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젊은이들이 왜 명분 없는 싸움에서 나서야 하는 것이냐"라며 파병의 명분과 장병의 희생 문제를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일정 부분 대응하더라도 실제 전투 병력 파견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국제사회와 공동 대응하거나 휴전 이후 사후 처리에 참여하는 방식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단독으로 움직이기보다 영국·프랑스 등과 함께 국제적 틀 안에서 대응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성 교수는 "외교라는 것은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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