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공식 SNS, 아이폰 듀오 공개 맞춰 실시간 견제
"남은 음식 다시 데우나"·"지금까진 똑같네"…7년 앞선 폴더블 경험 부각
애플 참전으로 프리미엄 폴더블 경쟁도 본격화 전망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하자 삼성전자가 곧바로 견제에 나섰다. 2019년부터 폴더블폰을 만들어온 데 이어 두 번 접는 제품까지 먼저 내놓은 점을 내세워, 이제 막 시장에 들어온 애플을 '후발주자'로 몰아세우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 미국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은 9일(현지시간)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 진행에 맞춰 아이폰과 애플을 겨냥한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애플 행사가 시작되자 삼성전자는 먼저 "지금까진 똑같네(So far, so same)"라고 적었다. 여기에 ‘#ItsTimeToSwitch(이제 바꿀 때)’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며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갤럭시로 갈아탈 때라는 메시지도 던졌다.
애플이 신제품보다 액세서리를 먼저 소개하자 "액세서리? 음식은 없고 양념만 주는 느낌"이라는 글도 올렸다. 행사 진행 자체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하나씩 대응한 셈이다.
◆"기다리게 해? 우린 세 번 접는다"…트라이폴드 앞세워 애플 견제
삼성전자의 도발은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 공개를 앞두고 한층 직접적으로 변했다.
삼성전자는 "우리를 기다리게 한다고? 좋아. 우린 여기서 세 번 접고 있을게”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내세운 표현이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 듀오를 '원 모어 띵(One more thing)'으로 행사 막바지에 공개한 만큼, 삼성전자가 제품 공개를 기다리는 동안 자신들은 이미 두 번 접는 폴더블폰까지 내놨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화면을 두 차례 접어 세 면으로 만드는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를 시작으로 좌우로 접는 갤럭시 Z 폴드, 위아래로 접는 Z 플립을 꾸준히 내놨고 이후 트라이폴드까지 폼팩터를 넓혔다.
애플이 아이폰 듀오를 공개한 뒤에는 표현이 더 거칠어졌다.
삼성전자는 "우리가 남긴 음식을 다시 데우는 게 끝나면 알려줘"라고 적었다. 애플의 첫 폴더블 제품이 삼성전자가 이미 수년 동안 선보여온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듀오를 접은 상태에서 탁상시계처럼 활용하는 기능이 등장했을 때는 "침대 옆 시계라니. 마치 그라운드호그 데이 같다"고 했다.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을 빗대 이미 익숙한 기능이라는 점을 비꼰 것이다.
제품명도 공격 소재가 됐다. 삼성전자는 언어 학습 서비스 듀오링고 공식 계정을 태그한 뒤 “정말 미안해, 듀오링고. 그들도 우리를 따라 했어”라고 적고 ‘#Solidarity(연대)’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듀오링고도 이에 밈으로 답하면서 삼성과 애플의 신경전에 가세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연속적인 SNS 공세를 벌인 것은 폴더블폰 시장에서 먼저 쌓아온 경험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 출시 이후 매년 폴더블 제품을 개선해왔다. 올해 7월에는 갤럭시 Z 폴드8·Z 폴드8 울트라·Z 플립8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라인업도 확대했다.
반면 애플은 올해 처음으로 접이식 아이폰을 제품군에 추가했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진 똑같다", "남은 음식을 데운다"는 표현을 반복한 것도 애플보다 7년 먼저 폴더블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이폰 듀오는 접었을 때 5.4인치, 펼치면 7.6인치 화면을 사용하는 좌우 폴딩 방식 제품이다. 애플의 A20 프로 칩을 탑재하고 폴더블 화면에 맞춘 멀티태스킹 기능 등을 적용했다. 국내 가격은 329만원부터 시작하며 오는 10월16일 사전 주문, 23일 정식 판매가 시작된다.
다만 애플의 시장 진입은 삼성전자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그간 삼성전자가 주도해온 폴더블 시장에 대규모 아이폰 이용자 기반을 가진 애플이 뛰어들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의 무대가 바형 스마트폰에서 폴더블까지 넓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애플의 첫 폴더블 출시를 앞두고 주요 시장에서 '웰컴 투 폴더블(Welcome to Foldables)'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선발주자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애플 행사 내내 이어진 삼성전자의 SNS 도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아이폰 듀오의 등장을 반기는 듯하면서도, 폴더블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경험만큼은 자신들이 한발 앞서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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