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서 독침 암살 직전 생존한 사례도"
"적지 활동 핵심은 술·여자·과시욕 경계"
"간첩이라 해도 안 믿어" 韓 안보 불감증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25년간 대북 정보 분야에 몸담았던 전직 대북 공작관이 북한의 은밀한 공작 수법과 현장 활동 비화를 털어놓으며 대남 공작에 대한 경각심을 당부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이영종의 북한은 지금'에 출연한 전직 대북 공작관 조성가씨는 과거 개성공단 시범 업체 기획관리실장으로 위장해 4년간 근무했던 경험과 북한 핵심 지역을 오가며 수행한 첩보 활동 전말을 공개했다. 조 씨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국방정보사령부 등에서 대북 공작관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는 북한 내부 공작 과정에서 가장 치명적인 위험 요소로는 여성 공작원을 활용한 포섭 수법을 꼽았다. 조 씨는 "어떤 미스테리한 공작이든 다 여자가 등장한다"며 "교두보 역할도 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여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해외에서 활동하던 우리 공작관이 북한 여성 공작원에게 포섭돼 마카오로 이동했다가 독침으로 암살당할 뻔한 사건도 있었다. 당시 여성 공작원이 마음을 바꿔 자수하면서 대형 정보 참사를 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적지나 제3국에서 활동하는 공작관이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도 제시됐다. 조 씨는 "적지에 가며 첫째 술을 절제해야 하고, 두 번째는 여자, 세 번째는 과시욕"이라며 "자기 위치에서 적정한 대우를 못 받는다고 느낄 때 본성이 나오며 사고가 난다"고 강조했다.
북한 지역 정탐 시에는 남북 교류 사업이나 기술 지원 요청을 역으로 활용하는 우회 침투 방식이 쓰였다. 과수원 기술 교류나 철갑상어 양식 지원 요청이 들어오면 전문 기술자로 위장해 현지에 들어간 뒤, 전신주 간격 등을 활용한 측지법으로 군사 진지와 해군 함정 규모를 정탐하는 식이다. 조 씨는 "북한이 요구하는 것을 도와주러 가니까 꿈에도 생각을 못 한다"고 전했다.
한편 조 씨는 현재 국내 안보 의식이 지나치게 해이해졌다고 지적했다. 조 씨는 "북한 공작원들이 우리나라에 침투하면 활동하기가 굉장히 좋다"며 "어떤 사람이 간첩인지 아닌지 관심도 없고 간첩이라고 이야기해도 안 믿는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안보 불감증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국가 안보 요원들에 대한 합당한 처우와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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