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수수색 위법" 주장하며 보석 신청
브로커 서씨만 혐의 인정…法, 변론 분리키로
[서울=뉴시스] 신항섭 염준호 수습 기자 = 인플루언서 양정원씨 남편에게 고가의 술접대를 받고 수사 중이던 양씨를 '피의자'에서 '참고인'으로 둔갑시켜 사건을 무마한 혐의를 받는 강남경찰서 전 수사팀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또 이날 재판 직후 별도로 진행된 보석 심문에서 자신에 대한 압수수색이 위법하게 이뤄졌다며 석방을 요청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한정석)은 9일 오전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송모(50) 수사팀장과 이모(47) 경정, 브로커 서모(54)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송 전 팀장과 이 경정 측 변호인은 모두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송씨 측 변호인은 "범죄사실 전부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씨 측 변호인도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면서 2025년 2월과 7월 두 차례 술자리에 참석해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직무 관련성이나 알선 등 혐의 성립에 필요한 부분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서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양형 관련 의견은 추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서씨가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재판부는 향후 변론을 분리해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는 강남서에서 수사 중이던 인플루언서 양씨의 사기 사건과 관련해 양씨 남편 이모씨로부터 강남 소재 유흥주점에서 각각 205만2000원, 22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건 피의자였던 최모씨를 조사한 다음 날 편의 제공 명목으로 현금 50만원을 받고, 이후 불송치 결정 사실을 문자로 알려준 혐의도 있다.
아울러 해외 지명수배 피의자 송모씨로부터 미화 2000달러를 받고, 이듬해 2월 홍콩을 방문해 추가로 1000달러를 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검찰은 송씨가 2024년 11월 양씨를 조사한 뒤 같은 해 12월 지휘 감독을 받는 김모 경사에게 양씨를 참고인으로 정정하라고 지시하고 관련 수사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또 2025년 7월 이씨로부터 사건 청탁 명목으로 시가 69만원 상당 명품 스카프를 받은 뇌물수수 혐의와, 같은 해 10월 양씨 사건 처분 결과를 사전에 이씨에게 알려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도 있다.
이 밖에 강남서에서 수사 중이던 윤모씨 관련 청탁을 받고 은모씨로부터 270만원 상당 향응을 받은 혐의, 서재남씨로부터 신세계 상품권 50만원과 현금 15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 경정은 알선뇌물수수 혐의로, 서씨는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다음달 28일로 지정했다. 서씨에 대해서는 변론을 분리해 같은 날 결심하기로 했다.
본안 재판 직후에는 구속 상태인 송 전 팀장에 대한 보석 심문이 별도로 진행됐다. 변호인은 이 자리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절차 자체가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3월 27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송씨 주거지에 대한 1차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현금과 술, 상품권 등 금품이 다수 발견되자 당일 밤 늦게 별도 영장을 추가로 발부받아 재집행했다.
변호인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시작된 압색에서 뇌물수수와 무관한 물건까지 광범위하게 압수해간 것은 위법하다"며 "이후 7월 21일 이뤄진 2차 압수수색에서 뇌물수수 혐의가 처음 등장했는데, 이 역시 변호인과 주고받은 변론자료 등 절차상 문제가 있는 자료들을 압수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1차 압수수색 당시 주거지에서 뇌물성 금품이 다수 발견돼 이를 포함하는 2차 영장을 추가로 발부받아 적법하게 압수한 것"이라며 위법 수집 증거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며 소명 기회를 부여했음에도 이후 증거 인멸 정황과 진술 조작 정황이 확인됐고, 포렌식 과정에서 피고인이 관련 증거를 옷 속에 숨겨 반출을 시도한 사실도 있다"고 밝혔다.
송 전 팀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이미 구속돼 직위해제된 상태로 예하 직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어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피고인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로 보이는 물건을 숨겨 반출하려 한 정황이 있어 증거인멸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제출된 서류를 검토한 뒤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심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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